디자인이론 3

활자기술

이 책은 활자 디자인에서 즉흥 연주를 하기 전 익혀야 하는 여러 규칙들을 엮은 것이다. 또한 포지티브 형태와 네거티브 형태를 보는 방식과 의도한 대로 형태가 보일 수 있게 조정하는 기술을 다룬다. 이 기술들을 배우면 배울수록 당신은 그것들을 잊고 디자인을 자유로이 구사하게 될 것이다. 용도에 따른 간격 안내판이나 작은 글자를 위한 활자체는 여백이 넉넉해야 가독성이 높다. 어두운 바탕에 밝게 표시된 경우에는 간격이 훨씬 넓어야 한다. 획의 두께 기계적으로 그려진 원과 사각형에서는 획의 가로 부분이 세로 부분보다 두껍게 보인다. 따라서 획 대비가 없는 활자체를 디자인하려면 가로획과 세로획에 약간의 대비가 있어야 한다. 대문자 크로스바 사각형의 수치적 중심과 지각적 중심은 다르다. H의 크로스바와 E의 가운데..

한밤의 도서관 2019.06.20

파랑의 역사

아주 오랫동안 검은색과 흰색은 완전히 다른 색으로 여겨져 왔다. 색의 스펙트럼과 거기서 관찰되는 색의 배열은 17세기 이전엔 알려지지 않았고, 원색과 보색 사이의 경계도 이때 서서히 나타나 19세기에 이르러서야 제대로 인정받았다. 따뜻한 색과 차가운 색의 대조도 순전히 인습적인 것이며 시대와 사회의 따라 다르다.(예를 들어, 중세 때는 파란색이 따뜻한 색이었다.) 스펙트럼과 색상환, 원색의 개념, 색의 동시적 대비 현상, 망막의 원추세포와 간상세포의 구분 등은 불변의 진리가 아니라 변화하는 역사 속의 한 지식적 단계에 불과한 것들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것들을 무분별하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 고대인들은 모래와 잿물에 섞은 구리 가루를 주원료로 하여 인위적인 청색 안료를 만들 줄도 알았다. 특히 이집트인들은..

한밤의 도서관 2019.06.16

멀티플 시그니처

‘작가’라는 말은 어딘지 중요한 인상을 풍긴다. 창작이나 자율성처럼 매력적인 개념을 암시한다. 그러나 디자이너가 도대체 어떻게 작가가 되는지 답하기는 어렵다. 디자이너/작가란 정확히 무엇이며 작가가 저작한 디자인이란 과연 어떻게 다른지 판단하는 일은 전적으로 ‘작가’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어떤 기준으로 그런 자격을 부여하느냐에 달렸다. 기술적 숙련도야 어지간한 실무 디자이너라면 충족할 수 있을 테지만, 여기에 개성적 스타일을 더하면 범위는 좁아진다. 두 기준에 맞는 인물 목록은 아마 익숙한 이름으로 채워질 것이다. 바로 그런 작품이 흔히 책에 실리고 상을 받고 칭찬을 듣기 때문이다. 물론 선택과 배제를 통해 특정 작품을 거듭 소개하는 관행은 스타일 면에서 통일되고 일관된 전작을 조성한다. 그러나 뛰어난..

한밤의 도서관 2019.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