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결국 무엇이 무엇인지 몰랐던 것입니다. 이웃사람의 고통이 어떤 성질의 것인지, 또는 어느 정도의 것인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 것입니다. 실제적인 고통, 다만 밥만 먹으면 그것으로 해결되는 고통, 그러나 그야말로 가장 심한 고통이어서 나의 열 개의 재앙 덩어리 따위는 어림도 없을 만큼 처참한 아비규환의 지옥인지도 모르는 그런 것을 알 수 는 없지만, 그래도 그런대로 잘도 참아내어서 자살도 하지 않고 미치지도 않고서, 정당을 논하고 절망도 하지 않고 꺾이지 않고 생활의 투쟁을 계속해 나가자니 고통스럽지 않겠는가? 에고이스트가 되어 버려서 더구나 그것을 당연한 일로 확신하고 한 번도 자신을 의심한 적이 없는가?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편안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란 것이 모두 그런 것이고, 또 그것으로..
한밤의도서관
2011. 4. 1. 1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