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자면、하나부터 열까지 만들어낸 것 같은 느낌이다。거들먹거린다는 말로도 부족하다。경박하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사람은、밥을 먹지 않으면 죽기 때문에、그래서 일하고、밥을 먹어야 한다、라는 말만큼、제게 있어 어렵고 복잡하고、그리고 협박조로 들리는 말은、없었습니다。
남들이 욕을 하면、정말이지、그게、제가 엄청난 잘못을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언제나 그 공격을 말없이 받으면서、속으로、미칠 만큼 공포를 느꼈습니다。
그거야 물론 누구든지、다른 사람에게 비난을 받거나、야단을 맞고 기분 좋을 사람은 없을지도 모릅니다만、저는 화를 내고 있는 사람 얼굴에서、사자보다도 악어보다도 용보다도、훨씬 무시무시한 동물의 본성을 봅니다。
서로 속이고、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누구도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고、서로 속이고있다는 사실조차 눈치 채지 못한 듯한、실로 산뜻한、그야말로 맑고 밝고 명랑한 불신의 일례가、인간 생활에 충만한 것 같습니다。
너무나 인간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반대로、더욱더、무시무시한 요괴를 확실히 자기 눈으로 보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고、신경질적이고、쉽게 겁을 먹는 사람일수록、폭풍우가 더더욱 거세지기를 바라는 심리가 있는데、
저는、사실、혼자서는、전차를 타면 차장이 무섭고、가부키 극장에 들어가고 싶어도、그 정면 현관의 비단으로 된 융단이 깔린 계단 양쪽으로 늘어선 좌석 안내원들이 무섭고、레스토랑에 들어가면、제 등 뒤에 조용히 서서、접시가 비기를 기다리는 웨이터가 무섭고、특히 계산을 할 때、아아、어색한 제 손놀림、저는 물건을 사고、돈을 건네줄 때는、인색해서가 아니라、너무 심한 긴장、너무 심한 부끄러움、너무 심한 불안、공포에、어질어질 현기증이 나서、세상이 깜깜해지고、거의 반 미칠 것 같은 기분이 들어、흥정은커녕、거스름돈 것을 깜빡할 뿐만 아니라、산 물건을 가지고 돌아오는 것을 잊은 적도、종종 있을 정도라서、도저히、혼자 도쿄 거리를 다니지 못하고、그래서 하는 수 없이、온종일 집 안에서、뒹굴거리고 있었다는 속사정도 있었습니다。
저에게는、창녀라는 존재가、인간도、여자도 아닌、백치나 미치광이처럼 보여서、그 품속에서、저는 오히려 완전히 안심하고、푹 잠들 수 있었습니다。
인간의 마음속에는、더욱 까닭을 알 수 없는、무시무시한 것이 있다。욕망、이라 해도、부족하고、허영、이라 해도、부족하고、색과 욕、이렇게 둘을 늘어놓아도、부족한、무엇인지 나 자신도 모르지만 인간 세상 밑바닥에、
세상 사람의 「실생활」이라는 것을 두려워하면서、매일 밤 불면의 지옥에서 신음하는 것보다는、차라리 감옥이、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했습니다。
도망쳤습니다。도망치니、좋은 기분이 들진 않아서、죽기로 했습니다。
그 사람도、주변에 차가운 바람이 몰아쳐、낙엽만 미친 듯 춤추는、완전히 고립된 느낌의 여자였습니다。
그 사람은、말로 「외로워」라고는 하지 않았습니다만、지독한 무언의 외로움을、몸 바깥쪽에 한 뼘쯤 되는 폭으로 기류처럼 지니고 있어서、그 사람에게 다가가니、제 몸도 그 기류에 휩싸여、제가 가진 다소 가시 돋친 음울한 기류와 적당히 융합되면서、 「물 밑 바위에 가라앉은 낙엽」처럼、제 육신은、공포로부터 불안으로부터、멀어질 수 있었습니다。
겁쟁이는、행복조차 겁내는 법입니다。솜에도 상처를 입습니다。행복에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상처 입기 전에、서둘러서、이대로、헤어지고 싶다고 조바심 내며、그 광대짓이라는 연막을 둘러쳤습니다。
넙치의 말투에는、아니、세상 모든 사람의 말투에는、이런 어렵고、어딘가 몽롱한、도망칠 구멍처럼 들리는 미묘하고 복잡한 구석이 있었고、거의 도움이 안될 것 같다고 여겨질 정도로 엄중한 경계심과 셀 수 없다고 해도 될 정도로 많은 성가신 꿍꿍이에、늘 저는 당혹감을 느껴서、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광대짓으로 얼버무리거나、또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 모든 것을 맡긴다는、이른바 패배자의 태도를 취하고 마는 겁니다。
저는、누구에게나 붙임성은 좋은 대신、「우정」이라는 것을、한 번도 실감한 적이 없고、호리키처럼 놀 때만 만나는 친구를 빼면、모든 교제는、그저 고통만 느낄 뿐이며、그 고통을 덜어보려고 열심히 광대짓을 하다가、오히려、지쳐 곤죽이 되다보니、조금이라도 아는 사람 얼굴을、그와 닮은 얼굴이라도、길 같은 데서 얼핏 보면、철렁하여、일순간、현기증이 날 정도로 불쾌한 전율에 사로잡히는 꼬락서니라、
세상 사람들이란、대체、무엇일까요。사람의 복수형일까요。어디에、그 세상 사람들의 실체가 있는 걸까요。하지만、어쨌거나、강하고、엄하고、무서운 것、이라고만 생각하며 오늘까지 살아왔습니다만、하지만、호리키에게 그런 소리를 듣자、문득、
『세상 사람들이라는건、자네 아닌가』
헛된 기도 따위 관두시게나
눈물 나는 일 따위 벗어던지시게나
한잔 하러 가세나 좋은 일만 생각하세나
쓸데없는 일 따위 잊어버리시게나
잊을 만하면、괴상한 새가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와、기억 속 상처를 그 주둥이로 쪼아 찢어놓습니다。금세 과거의 수치와 죄에 대한 기억이、뚜럿이 눈앞에 펼쳐지고、악 하고 소리치고 싶을 만큼 공포가 엄습하여、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호리키는 내심、나를、진정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던 거구나、나를 그저、죽지 못해 사는、수치도 모르는、멍청한 도깨비、말하자면 「산송장」으로밖에 여기지 않았구나、그리고、자기의 쾌락을 위해、이용할 수 있는 부분만 이용하는、그 정도 「친구」였구나、
제 불행은、거부하는 능력이 없는 자가 겪는 불행이었습니다。권하는 것을 거부하면、상대방 마음에도 제 마음에도、영원히 지울 수 없는 선명한 균열이 생길 것만 같은 공포가 저를 겁박했던 것입니다。
이제 저에게는、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그저、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제가 지금껏 살아온 아비규환의 「인간」세상에서、오직 하나、진리라고 여기는 것은、그것뿐입니다。
돈가스。치킨 크로켓。참치회。오징어회。라면。장어。모듬전골。소고기 꼬치구이。모듬초밥。새우 샐러드。딸기 우유。
거기에다、밤만주까지 원하다니! 설마 여자들이 전부 이렇게 먹을 리는 없겠지。아니면 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