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들이 다시 나와 사형수를 묶었다. 회스가 손에 침을 뱉고 도끼를 치켜들었다가 그대로 사형수의 손목에 내리찍자 쩍 소리를 내며 손목이 댕강 잘렸다. 사형수가 고통으로 울부짖는 가운데 조수가 진흙탕에 나뒹구는 손을 집어 들더니 군중을 향해 던져주었다. 참수당한 자의 손가락과 손을 가지고 있으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이 있었다. 특히 엄지손가락은 도둑이 가지고 있으면 잡히지 않는다고 해서 인기가 많았는데 이 도시에는 도둑이 수도 없이 많았고 다들 미신을 믿었다. 손을 서로 갖겠다고 씨름하던 부랑아들 중 이긴 자가 이 손을 가져가서 토막내어 팔게 될 터였다. "아마 죽음은 사람마다 다른 얼굴을 하고 찾아오나 봅니다. 제가 마주한 죽음은 검은 아가리를 벌린 텅 빈 심연이었습니다. 죽음이 저를 삼키는 순간, 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