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야마시치리 2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이 나라는 어딘가 일그러져 있다. 사람들이 돌아가 휴식을 취하는 곳이 경제 효율이란 뭔지 모를 논리로 공동화(空洞化)되고 있다. 이것이 지역 진흥이고 재개발이라면 앞장서서 깃발을 흔드는 자는 부지런히 껍데기만 만들고 있는 멍청이다. 내일은 어떤 상태일까, 내일모레는 어떤 상태일까. 오늘과 똑같은 날들이 앞으로도 매일 계속될까……. 사람은 불안해지면 마음속에 확실한 게 있어도 흔들리곤 하잖아요. 심신 상실 혹은 심신 쇠약이라면서 그런 인간들이 손대는 상대는 언제나 여자와 아이뿐이다. 실수로도 폭력단 사무실이나 씨름 선수 방에 난입하지 않는 것은 충분히 판단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압축하면 결국 세 가지야. 애증, 돈, 광기. 이 중 애증과 돈은 용의자를..

한밤의 도서관 2019.02.22

살인마 잭의 고백

미쿠리야는 장갑을 벗으며 석연찮은 듯이 말했다. 이 또한 이 사람에게선 좀처럼 볼 수 없던 말투였다.“난처하게 됐습니다.” “소화기관에는 위, 장 소장, 대장, 췌장, 간이 있습니다. 순환기관에는 심정, 비장, 신장이 있고요. 호흡기관이라 하면 폐, 비뇨기관에는 요관에서 방광까지 있을 테고요. 생식기관은 난소 자궁이 있습니다만, 장기란 장기는 죄다 적출된 상태입니다. 잘 아실 테지만 사망 추정 시각이라는게 직장直腸 내 온도를 측정해야 알 수 있는 것인데, 이건 뭐 직장 자체가 없으니…. 음식이 소화된 상태라도 알아보고 싶은데, 위가 있어야 말이죠.” 익명성은 안전지대의 다른 이름이다. 그리고 인간은 안전지대 안에서 마음껏 악의나 독선을 드러낸다. 그 과격함에 흠뻑 취한 채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것에 희열을..

한밤의 도서관 2014.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