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uragawa 2019. 2. 22. 22:00

이 나라는 어딘가 일그러져 있다. 사람들이 돌아가 휴식을 취하는 곳이 경제 효율이란 뭔지 모를 논리로 공동화(空洞化)되고 있다. 이것이 지역 진흥이고 재개발이라면 앞장서서 깃발을 흔드는 자는 부지런히 껍데기만 만들고 있는 멍청이다.



내일은 어떤 상태일까, 내일모레는 어떤 상태일까. 오늘과 똑같은 날들이 앞으로도 매일 계속될까……. 사람은 불안해지면 마음속에 확실한 게 있어도 흔들리곤 하잖아요.



심신 상실 혹은 심신 쇠약이라면서 그런 인간들이 손대는 상대는 언제나 여자와 아이뿐이다. 실수로도 폭력단 사무실이나 씨름 선수 방에 난입하지 않는 것은 충분히 판단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압축하면 결국 세 가지야. 애증, 돈, 광기. 이 중 애증과 돈은 용의자를 좁히기가 수월해. 그 사람이 죽어서 웃을 사람을 찾으면 되니까. 그런데 광기는, 이건 골치 아파. 용의자를 압축할 수가 없어. 그때는 우범자를 늘어놓고 골라내야 하는데 모수를 최대한 크게 잡아야 돼. 정신 이상자들 모두 동기가 있는 거니까.”

1 매달다





“캐너 증후군요?”

“자폐증의 일종이야. 자폐증도 종류가 많아. 지적 장애, 즉 아이큐 70 이하를 캐너 증후군이라고 불러. 언어 장애도 약간 있어서 전형적인 자폐증이라고 해야 하나, 저기능 자폐증이라고도 하고. 흥미롭게도 건강한 사람에 비해 조현병에 걸릴 확률이 아주 낮아.”



세상에서 가장 성가신 다툼은 악의에서 파생하는 것보다 선의와 선의가 엇갈리는 거야. 안 그래?”



사람의 목소리는 생활 폐수와 같아서 탁하고 듣기만 해도 역겹다. 대화하는 근처에만 있어도 몸이 진흙탕에 빠진 듯한 불쾌감에 휩싸인다. 주변 사람들도 텔레비전 소음도 자신을 비웃는 것처럼 들린다. 누가 말을 건네는 것이 싫었기 때문에 그도 인사와 같은 최소한의 말 이외에는 절대 하지 않았다.

2 으깨다





인터넷 사회는 개인의 사고력을 앗아 간다. 인터넷을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는 믿음이 깊이 생각하려는 의지를 봉쇄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양성된 인터넷 분위기는 그것이 마치 사회 전체의 의사처럼 보이게 하고, 다시 그 의사가 현실 세계에 피드백돼 사회 불안을 가속시킨다.

3 해부하다





정상인과 정상인이 아닌 사람의 결정적인 차이는 눈이다. 말이나 행동이 정상이라도 이상해진 사람은 초점이 흐릿하다. 정면을 보는 것 같으면서 다른 곳을 보고 있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한다. 그리고 지금 군중이 그런 눈을 하고 있었다.

평범한 군중이 아니다. 발광한 집단이다.

4 태우다





이 세상에는 완전히 멀쩡한 사람도 없고 완전히 이상한 사람도 없습니다. 저는 바로 얼마 전에야 그걸 알았어요. 누구나 마음속에 광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길 가는 사람들,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 운동장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 모두 마찬가지예요. 예외는 없어요. 그런데 마음속 깊이 숨은 광기가 어떤 계기로 슬쩍 밖으로 나올 때가 있죠. 그리고 그걸 본 주변 사람들이 이 사람은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딱지를 붙여서 자신들로부터 한시바삐 떨어뜨리려고 해요. 왜 그렇게 소란을 떨까? 대답은 간단해요. 자신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래서 사람들은 그 광기를 길들이려고 노력해요. 선한 사람으로 남게 하려고 싸웁니다.

5 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