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인생만 살다 보면 자신이 뭐가 하고 싶어 이곳에 있는지 점점 알 수 없어진다. 아무튼 살아 보자고,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생각하며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때로 이렇게 사는 것은 느린 자살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느낌이 들곤 한다. 앞이 없고 허전해서 선뜩한, 그런 때가 가장 즐겁다. 언제나 비행기든 차든 전철이든 타고 싶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고, 자신이 떠다닌다는 것을 잊을 수 있다. 이동을 시작할 때만 좋다. 목적지가 가까워지면 조금은 우울해진다. 또 지상으로 내려가 그 속의 시간에 발을들여놓아야 한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소용돌이치고 있고, 나는 그곳에 조금씩 포박되어 무언가를 받기도 하고 또 빼앗기기도 한다. 그런 것이야말로 삶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욱이 싫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