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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만들기 Gardening

정원 만들기 Gardening 2021. 04. 24 ~ 2021. 10. 24 피크닉 친구가 알려준 전시. 처음 가보는 공간이라 너무 기대돼! 피크닉 piknic의 새 전시 «정원 만들기 GARDENING»는 정원을 통해 헌신과 돌봄이라는 인간의 본성을 확인하고 나아가 모두가 자신만의 한 평 정원을 만드는 꿈을 꾸도록 독려하고자 합니다. 전시에는 체코의 대문호 카렐 차페크부터 퀴어 영화감독 데릭 저먼까지, 열정적으로 자신의 정원을 가꾸고 그 노동으로부터 얻은 사색과 영감을 작품 세계로 옮긴 예술가들이 다수 소개되며 미술가 최정화, 영화감독 정재은, 그래픽디자이너 박연주, 화가 박미나 등 여러 분야의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정원의 의미를 되짚어 봅니다. 또한 전시 외부공간에는 한국 조경의 선구자 정영선과 ..

즐거운 산책 2021.05.24

Kusama: Infinity, 2018

저는 예술의 힘으로 세상이 평화로워지길 바라요 Kusama: Infinity 쿠사마 야요이: 무한의 세계 (2018) 감독: 헤더 렌즈 출연: 쿠사마 야요이 더보기 강박적으로 원을 표현하는 작가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이 다큐를 다 보고 나니 그녀의 고향에 있는 뮤지엄에 가보고 싶어 졌다. + 아버지의 외도와 어머니의 그림을 그리지 못하게 했던 방해. ++ 본인의 작품 활동과 미래를 위해 미국의 작가에게 편지를 보내는 모습도 너무 멋있었음. 미국으로 가기 전 그렸던 작품들을 다 불태우며 이것보다 더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열정도 멋있음. 미국에 가기 어려운 시절인데 혼자 가서 작품 활동하면서 생계까지... 얼마나 외로웠을까 단발머리의 최근 모습만 알고 있던 나는 젊은 시절을 많이 볼 수 있어서 몰입해서 봤..

먼지쌓인 필름 2021.05.23

나는 내가 우울한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우울도 타인의 우울도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일기예보는 미래의 기분을 예상하는 것과 같았다. 날이 흐리면 분명히 기분이 나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때문에 날이 흐릴 거라는 예보가 있으면 약속을 취소해버렸다. 심지어 내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를 갑작스레 취소해버린 적도 있다. 종이마음을 가진 나는 날씨에 지레 겁먹고 일정을 바꾸는 일이 허다했다. 날씨가 나인지, 내가 날씨인지 모를 만큼 딱 붙어 있었다. 우스운 것은 해가 난다고 해서 마음이 밝고 즐거워지지는 않았다. 그저 마음을 약간 햇살에 말리는 정도였다. 아주 우울하거나 조금 덜 우울한 정도였지만, 언젠가는 햇살에 바짝 말라 보송할 수 있기를 바란다. ..

한밤의 도서관 2021.05.20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그런데 이런 시기에 동창회를 해도 괜찮겠어? 코로나 때문에 다시 떠들썩하던데.” 아, 그거. 모모코는 평소답지 않게 살짝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 “대책을 생각해 두긴 했어. 탁 트인 오픈 스페이스가 있는 곳을 찾아뒀거든. 상황이 나빠지면 그쪽으로 옮기든지, 아니면 간격을 띄어서 앉든지.” “그러면 되겠네” 감염 재확산이 빈번하게 일어나니 다들 대응 방식에도 익숙해진 것이다. “그런데 난 도쿄에서 못 나갈지도 모르겠어.”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은 자제하라고 했지.” “응, 괜히 이 시점에 고향 내려갔다가 돌이라도 맞으면 어떡해.” “남의 신분증을 봤으면, 그쪽도 보여 줘야 공평한 거 아닌가?” 다케시는 수첩을 펼쳤다. “흐음, 고구레 경감이라. 마요, 아쉽게 됐구나. 메그레 경감이었다면 좀 든든했을텐데..

한밤의 도서관 2021.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