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속죄

uragawa 2012. 9. 25. 07:00

전 인간은 지극히 자기본위적인 사고체계를 가진 동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애가 젓가락질을 잘 못하는데, 학교에서는 대체 어떻게 가르치는거죠! 얼마 전, 이런 전화를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인데 말이죠. 가정에선 지금까지 뭘 했는지요. 그 학부모 가정에선 안전 교육도 다 학교에서 해야 한다고 믿으시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공부나 운동을 잘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인간적인 그릇까지 큰 것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체격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요. 하지만 몸집이 크고 웬만큼 요령 있게 해내면, 주변에선 다들 똑똑한 아이로 보게 되죠.

- 학부모 임시총회 中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태어날 때부터 각자에게 주어진 것이 다르니까. 가난한 사람은 부자 흉내를 내선 안 된다. 바보가 학자 흉내를 내서도 안 된다. 가난한 사람은 부족한 가운데서 행복을 찾고, 바보는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 분수에 넘치는 짓을 하면 불행해질 뿐이다. 하느님이 위에서 다 보고 계시다 벌을 주신다.

할아버지 말씀은 항상 여기서 끝났는데, 초등학교 3학년 어느 날 그 다음 말을 하셨죠.
그러니까 아키코, 못생겼다고 주눅 들 필요는 없단다.
- 곰 남매 中



탐욕스러워 보이는 눈이란 어떤 눈일까요? 난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에게 그런 소리를 자주 들으며 자랐어요. 언니도 나처럼 쌍커풀이 없는 눈인데, 유독 나만 그런 소리를 들었죠.



누군가와 얘기를 하다 보면 자신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던 것이 보일 때가 있잖아요. 사건 이후 우리 네 사람은 같이 어울리지 않게 되었고, 사건에 관해서도 서로 얘기를 나눠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하지만 넷이서 좀 더 대화를 했더라면 이렇게 이상하게 꼬이지는 않았으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 열 달 열흘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