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두번째 천사의 속삭임

uragawa 2012. 4. 6. 23:30

지금 카미나와 족 청년이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이게 뭐냐고 묻네요. 반짝거리는 판 위에 개미 같은 글자가 점점이 널려 있는 것이 여간 신기하지 않은가 봅니다. 자꾸만 손을 대려고 하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들의 손에 컴퓨터를 맡길 만한 용기는 생기지 않는군요. 통역에게 부탁해서 자격이 있는 주술사가 아닌 사람이 손을 대면 재앙을 가져온다는 식으로 말해주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한쪽 눈을 가리고 액정 화면을보고 있네요. 새삼 인간만큼 호기심이 강한 동물은 없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아카마쓰 선생은 카미나와 족이 애완동물로 기르는 오셀롯(Ocelot 아름다운 무늬를 가진 산고양이의 일종입니다)을 보면서도 종종 겁먹은 표정을 짓더군요. 언젠가 그 일로 놀렸더니 불끈해서 반론을 펴더군요.

“그들의 눈을 보면 알 겁니다. 처음에는 화내는 건가 생각했죠.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요. 놈들은 화 같은 건 내지 않아요. 욕망으로 흥분해 있는 거였어요. 나를 먹고 싶다는 욕망말입니다. 그걸 느꼈을 때 나는 오줌을 쌀 뻔했죠.”



어젯밤에 무서운 꿈을 꾸었습니다.

전부터 이상하게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실생활에서 괴로운 일이 많을 때는 희한하게 즐거운 꿈을 꾸더군요. 반대로 만사 순조로울 때는 악몽을 꾸는 일이 많습니다.

- 저주받은 골짜기 中



“기타지마 선생, 인간은 무엇 때문에 네트워크를 만들며 산다고 생각해?”

갑작스런 질문에 사나에는 당황했다.

“그건 그 편이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할 수 있으며.......”

미치코는 코웃음을 쳤다.

“기타지마 선생도 역시 인터넷이니 하는 것에 물들었구나. 정보따위는 어차피 9할이 쓰레기고 나머지도 독이 든 거야. 인간과 인간의 네트워크라는 것은 말이야. 정보망 같은게 아니라 트램펄린(Trampoline 금속 사각형 틀에 그물처럼 짜인 스프링으로 캔버스 천을 연결하여 만든기구)네트야.”



그녀는 책상 위의 노트북 뚜껑을 열었다. 문득 언제부터 전원을 켜놓은 채 두었는지 걱정이 되었다. 노트북도 인간과 마찬가지여서 너무 장시간 가동시키면 지쳐서 상태가 나빠진다. 꼭 중요할 때에 중증의 혼수상태에 빠지곤 하는 것이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이따금 전원을 꺼서 쉬게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을 상대로 하는거라면 몰라도 무엇이 불쌍해서 기계의 정신건강까지 신경을 써야 한단 말인가.



지나치게 말이 많은 사람은 뭔가를 전하기 보다 뭔가를 감추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 죽음 공포증 中




눈의 피곤을 풀고 싶어서 방의 불을 끄고 창을 열었다.

바깥 어디에도 진짜 어둠은 없었다. 도쿄의 하늘 전체가 꺼지지 않는 조명을 반사하며 은은한 미광을 뿌리고 있다. 별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 귀환 中



수면 부족과 피로 그리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머릿속은 혼란의 극에 달했다. 그렇지만 위에 음식물을 넣자 혈당치가 올라가서 그럭저럭 머릿속이 돌아가는 것 같다.



왠지 모르게 컴퓨터 전원을 끄는 것이 아쉬웠다.

몸은 빨리 잠들 것을 요구하고 있었지만 한 번 더 인터넷에 접속해보았다. 메일 함을 열어보았으나 예상대로 메일은 한통도 오지 않았다. 그 다음에는 안 맞기로 유명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별자리 점을 보았다. ‘쾌조의 하루. 은근히 당신을 생각하는 여성이 있습니다’라는 코멘트가 나왓다.

-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中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신이치의 단골 대사였다. 직설적으로 ‘아무 생각도 없다’라고 쓰는 것이 부끄러울 때는 아주 편리한 말이다.

- 수호천사 中



일단 공표된 정보는 자연 속에 방출된 바이러스와 같아서 저절로 소멸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 가이아의 자식 中



그런 성격의 유형은 사나에도 몇 가지 알고 있었다. 긴장을 잘해서 이내 중심을 잃고 앞뒤 판단하지 못하는 상태에 빠져 버린다. 지나친 긴장을 견디지 못하고 그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의식 적으로 패배를 선택해버린다. 불필요하게 비관적이 되어 나쁜 예상만 머릿속에 떠올리다 마이너스의 자기암시를 걸어버린다. 자신이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소한 실수를 범하기만 해도 짜증을 낸다. 이런 성격은 특히 일본인에게 많은데, 한편으로는 우울증과 거식증이 되기 쉬운 특징이 있다.

- 까마귀와 백로 中



자신이 달려가려고 했던 인물에게는 얼굴이 없었다.

- 악몽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