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자기에게도 시한부 인생이 선고될 날을 상상해본다.
화창하게 갠 날이라면, 오히려 서글플 것 같다. 비가 내린다면, 너무 괴로울 것 같다. 물론 날씨를 맘대로 선택할 수는 없을 테니까, 이런 건 생각해봤자 아무 의미도 없겠지만.
바라건대, 그날은 가능한 한 먼 미래이기를.
기분 좋게 잠든다면, 밤은 한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한 인간에게는, 밤은 끝없이 길 뿐이다.
자기가 죽은 다음 날의 신문을 남자는 상상했다.
한 줄도 안 실리겠지. 만일 실린다고 해도, 사진도 없이 깨알 같은 조잡한 기사로, 동업자라면 모르지만, 그 누구도 읽어주지 않겠지. 그리고 한 인간이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것을 알지도 못하고, 모두 여느 때와 같은 일상을 보내겠지.
그 정도의 목숨.
그 정도의 존재.
최종회까지 시청자의 흥미를 끌고 가기만 하면, 그것으로 성공이라고 보는 연속 미스터리. (최종회가 아무리 재미있게 만들어졌다고 해도, 평균시청률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거든.)
고부간의 싸움만 끼워 넣으면 시청률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해서 쓴, 성격 파탄자만 등장하는 홈드라마.
(보고 있으면 기분 나빠지는 건 뻔할 뻔자. 그래도 싸우는 장면만 나오면 시청률이 올라가는 것 또한 사실이지.)
“불공정한 것은 누구인가?”
“그것은 항상 자기는 정의의 편이라고 주장하는 인간이다.”
“죽어버려!”
사람은 쉽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