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남해에서 뭐 해 먹고 사냐 하시면 아마도 책방이겠지요

uragawa 2020. 12. 7. 22:30

책방 여기저기에 붙은 책 소개는 타자기로 직접 타이핑한 것인데, 아직도 손님들이 종종 여쭤보신다. “이거 메모는 타자기로 직접 치신 거예요?” “네, 맞아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 일이지만 같은 내용이라도 부끄러운 손글씨보다는 타자기의 글씨체가 더 좋다. 메모가 붙은 책과 붙지 않은 책의 판매량 차이가 유의미하기도 해서, 손목이 나갈 것 같아도 3년째 꾸준히 타자기를 두들기고 있다.


조금 슬픈 것은 ‘나 완전 신나게 놀아야지’ ‘진짜 제대로 불태워야지’ 마음먹어도 남해에는 그렇게 놀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식사를 가장한 안주를 적당히 휘리릭 만들어 혼술을 하며 넷플릭스나 보는 게 내 불월의 루틴이다.



‘어른’이란 뭘까. 그저 시간이 흐르는 대로 나이만 먹었지,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요즘엔 도대체 어른들은 왜 그럴까, 하는 생각이 더 자주 들기도 한다.



매주 화, 수요일은 책방 정기 휴무일이다. 하루 5시간밖에 안 여는 책방이 주 이틀이나 쉬나 할 수도 있겠지만, 평일에는 문을 열어놔도 사람이 거의 없다. 오픈 초반 내내 문을 열었다가 매출이 0원에 수렴하는 날을 몇 번 기록하고 난 뒤 바로 휴무일을 정했다. 나를 위해서, 지속 가능한 책방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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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에서 뭐 해 먹고 사냐 하시면 아마도 책방이겠지요(2020)



언리미티드 에디션 12에서 구입한 책.
책방 관련 이야기 책은 특별한 에피소드가 없더라도
재미있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구입했을 때 책갈피랑 스티커 그리고 타자기 서체의 편지가 들어있어서,
'아날로그 감성'만 흉내 냈군? 생각했는데, 직접 타자기로 치시는 거라고 한다 ㅎㅎ



+
힘들 일이 없는 건 아니지만
돈을 엄청나게 쓸어 모으는 것도 아니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든다.

 

 

 

2020/09/15 - [한밤의도서관] - 언리미티드 에디션 12 & 구입한 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