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온 마음을 다해 디저트

uragawa 2020. 8. 24. 22:30

대수롭지 않은 글을 쓴다. 별 것 없는 그림을 그린다. 모두가 열심히 살아갈 것을 강요하는 이 사회에선 하등 도움이 안 되는 인간이고, 결과물이다. 운이 좋아 먹고 살고는 있지만 위대한 것을 이루지는 못할 것이다. 머지 않은 미래에 사라지는 건 물론, 당장에라도 대체할 사람은 많다.



나는 사람을 잘 만나지 않는다. 부모님은 인간성이 안 좋아서 그렇다고 하시지만, 그저 타인과 교류하고 싶은 욕구가 적을 뿐이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해 모임이나 행사에 참여하는 일도 거의 없다. 심술 맞은 고슴도치 같은 삶을 살았다. 당연히 친구도 매우 적다. 삼십대도 슬슬 끝나가는 즈음 친구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한둘밖에 되지 않는다.



“푸딩을 한번 먹어봤습니다.”
나는 말했다. 그는 ‘푸우디잉?’ 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어릴 적에 만화로만 봐서 너무 먹고 싶었는데, 일본에 갔을 때 먹어본 적이 있습니다. 만화로 본 것과 똑같은 모양의 푸딩을  편의점에서 발견해 바로 샀습니다. 숙소로 돌아오는 동안 내내 푸딩 생각뿐이었지요. ‘어떤 맛일까? 먹고 나면 나도 만화 주인공처럼 행복한 표정을 지을까? 정말 그렇다면, 남은 기간 내내 푸딩을 먹어야지’ 하면서요. 기대에 부푼 채 숙소에 도착해 헐레벌떡 푸딩을 꺼내 포장지를 열어 드디어 한입 떼서 물었는데, 조금 실망했습니다. 상상만큼 부드럽지 않고, 상상보다 달았습니다. 결국 반도 먹지 못하고 남겼습니다.  그때 저도 생각했습니다.”
‘이런 건 애들이나 먹는 거겠군.’

그는 ‘그럼 그렇지’라는 얼굴로 “그렇다니까요” 하고 답했다.
“하지만 그 뒤로도 꾸준히 푸딩을 먹어보고 있습니다. 세상엔 정말로 다양한 푸딩이 많으니 언젠가는 마음에 쏙 드는 푸딩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느닷없는 푸딩에 대한 나의 고백을 들은 그는 웃으며 말했다.
“푸딩 탐험가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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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마음을 다해 디저트
- 대단할 것 없지만, 위로가 되는 맛
(2019)



도서관에서 대여한 전자책.



작가로 불린 지 6년. 부지런히 살았다.
내 이름을 달고 나온 책이 벌써 열두 권. 매년 두 권씩 만들어온 셈이다.

처음 보는 작가인데, 책을 많이 내셨구나.



+

디저트 이야기인 만큼 여러 나라의 디저트가 나오고
그만큼 여행도 많이 다니셨네?

출퇴근 킬링 타임용으로 읽기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