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이파브르의 탐구생활

uragawa 2020. 8. 19. 22:30

귀농을 시작했을 때, 당연히 마당이 딸린 단층 시골집에 살 거라 상상했다. 시골에 빈집이 점점 늘고 있다는 기사를 접하며 저 가운데 한 곳에 살 수 있겠지 기대했다. 하지만 서울이나 시골이나 집이 문제였다.



모든 물건은 쓰다 보면 세월의 흔적이 남는다. 구멍이 나거나 바래거나 닳거나 깨지거나 금이 간다. 그것들을 수리해서 이어 쓴다면, 새로이 만드는 기술을 어렵사리 익히지 않아도 된다는 걸 깨달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건 힘들지만, 유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건 보다 가볍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요새는 ‘되살리는 기술’에 더 큰 관심이 생겼다.



“잡곡이라고 하지 말고 밭곡이라고 해. 우리 어머니는 옛날부터 그렇게 불렀거든!”
수수, 조, 보리 등을 싸잡아 이르는 잡곡이라는 말은 일제 강점기 때 쌀 이외의 곡식을 폄하하는 의미로 생겨났다고 한다. 마치 농사짓는 작물이 아닌 풀을 모두 잡초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그 전에는 밭에서 나는 곡식이라고 해서 ‘밭곡식’ 혹은 ‘밭곡’으로 불렀단다. 애진 언니의 말을 들은 뒤부터 나도 입에 붙어버린 잡곡이라는 단어를 버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농사는 지을 줄 알아도 요리할 줄 모른다면, 농사를 반밖에 못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맛있게 요리해 먹을 수 있으면 작물을 보는 관점이 달라져 농사가 더 재미있고 소중해진다. 또 반대로 밥을 먹는 우리 모두가 먹을 것을 손수 길러보는 경험을 해 봤으면 좋겠다. 나의 밥상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안다면 먹거리뿐만 아니라 삶도 더 풍성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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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브르의 탐구생활
- 취미는 자연! 산나물, 노린재, 오래된 살림, 할머니를 좋아합니다



도서관에서 대여한 전자책.


표지랑 제목이 예뻐서
당연하게? [리틀 포레스트] 그림 생각하고 책 펼쳤는데, 그거 아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랑들이 보통 시골 산다고 하면
앞마당 뒷산, 옆에는 개울이 흐르고 자연과 함께 할 수 있겠거니 하지만
이 부부는 처음에 시골로 이사 와서
앞에는 군부대가 있고
편의점 2층 건물에 살기 시작한다고요 ㅋㅋㅋㅋ
여러분 이게? 시골입니다.


밭이 있는 것도 아니요, 집을 산 것이 아니라면
어중간하거든요. ㅎㅎㅎ


계절 따라 흐르는 에피소드가 잔잔하고 좋았음.

최대한 자연을 생각하는 것,
갈대 빨대도 재미있었고, 조카를 위한 나무 심기 아이디어도 너무 건강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