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아흔 일곱 번의 봄 여름가을겨울

uragawa 2019. 3. 13. 22:00

이 세상은 남은 다 좋다는데 내 마음은 왜 이다지도 복잡할까
울고만 싶네. 날짐승이나 됐으면 어디론가 훨훨
날아가 버리지. 봄철은 차츰 다가오고 온갖 새 짐승소리는
들려오는데 이 심정은 어쩌면 좋으려나.



젊었을 때 돈 못벌었으니 끝날 때까지 할 수 밖에. 언제라도 일하다가 자는 듯이 조용하게 떠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집에 있으나 들에 가도 그 마음
변할 길 없네. 솟종새는 처량하게만 운다.



돋보기
오늘은 딸이 장에 가서 돋보기를 사왔다.
아무것도 못 보고 답답하든 차에 새로 정신이 나는 것 같다.
이제는 책도 보고.



비가 와서 그저 묵묵히 바깥만 바라보고 있으니
괜히 자식들이 보고 싶은 마음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언제나 늘 곁에 두고 싶은 맘 변하지 않는구나.
올 적에는 반갑다가 또 가고 나면 보고 싶지.
늘 눈에 솜솜할 뿐이다.



사람도 나뭇잎과 같이 나이 많고 늙어지면 나뭇잎 떨어지듯이
자연히 섭섭하고 슬퍼지고 우울해지게 마련이지.
나이 많을수록 정신은 왜 그리도 없는지 손에 들고도 찾고,
둔 데를 몰라서 찾다보면 시간도 소요되고.



연극
저녁에 증손녀 한결이가 나한테 와서 하는 말이
할머니 주무시지 마시고 조금 계시다가 우리 연극하는 것
보세요 하기에 그래라 하고 조금 시간이 지났는데,
할머니 하고 부르기에 왜 하고 가니 이층으로 가자 해서
이층에 갔더니 어찌나 재미있게 진짜 연극을 하네.
그래서 재미있게 보고 오늘은 하루 종일 즐거웠다.
그래서 증손녀들 용돈을 주고 마음이 아주 행복하고
즐거웠다.
늘 봐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손녀들.



막내전화
9시50분에 전화가 온다.
막내 전화다.
그래서 오랜만이다 하니까 왜 전화 할 때마다 오랜만이라
한다고 도로 나를 원망한다.
자식이란 무엇인지 늘 궁금하니까 늘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