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

uragawa 2017. 12. 19. 23:10

“썩어가는 거지. 개선될 여지가 없어. 쓰레기 같은 직업만 생겨나고 희망 따위는 죽 써먹을 것도 없지. 체질이 악화된 도시는 결국 개션책을 찾지. 이 도시가 담배 값이 가장 싼 건 알지? 등록금 지원도 많이 해주고. 하지만 길게 보면, 그것 모두 사람들을 압박하는 방향으로 움직여. 예전에 우리도 그랬잖아. 대학을 졸업하면 등록금 대출금을 갚기 위해 몇 년을 썩어야 해. 사회 초년생이 자기 개발을 위한 시간이나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잃어버리는 거지. 그리고 대출을 다 갚을 때쯤 또 일이 터져. 결혼도 그 일 중에 하나고. 다시 빚을 지게 되는 악순환이지. 요즘 사람들은 결혼 잘 안 하잖아. 그들이 생각하는 게 뭐겠어? 빨리 자립해서 여기를 뜨는 거라고. 이 빌어먹을 도시를 뜨는거.
- 천장제 中



망할 놈의 뉴스는 계속 개떡 같은 소식만을 토해냈다. ‘이러이러 해서 나라가 어렵고 또 이렇게 누가 죽었습니다.’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TV를 외면했지만, 아무렴 외면하는 것만으로는 아나운서의 무감각한 목소리를 막을 길이 없었다. 그 비싸고 화려한 공간이 오롯이 나쁜 소식의 땅이었다.


“궁금한 게 많으시겠지만 질문은 하나씩 해야 하는 법입니다. 게디가 인간이란 당황하거나 이해를 못 하면 화부터 내느 경향이 있는데, 그건 썩 좋지 못한 버릇이죠.”
- 완벽한 죽음을 팝니다. 중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