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전화번호가 어떻게 되지요?" 사이는 전화기로 손을 뻗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다. "어제 일어난 큰 사건이 뭔지 얘기할 수 있나요? 3년 전에 사서 재미있게 읽은 책은 뭔가요? 마지막으로 헤어진 애인하고 사귀기 시작한 때는?" 사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봤지요? 틸리가 없으면 당신은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자신의 삶조차 기억 못 하고, 어머니한테 전화 한 통 못 겁니다. 이제 인류는 사이보그입니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의식을 전자(電子)의 영역으로 확장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자아를 두뇌 속으로 다시 욱여넣기가 불가능합니다." -천생연분 中 내가 지금 느끼는 기분이 바로 그거야. 마음이 탁 트인 기분, 만사가 태평한 기분, 어디에든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말이야. 그래, 내 삶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