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어느 아름다운 날, 나는 눈을 뜬다. 안다, 이 일요일도 여느 날과 다름없이 고독하리라는 걸. 많은 사람들이 ‘일요일 저녁의 우울’이라고 하는 건 주말이 벌써 끝나는 것이 슬퍼서다. 한 배에서 나온 병아리들마냥 따뜻하게 붙어있고 싶은 거다. 그치지 않는 웃음소리, 가족 나들이, 이불 속에서의 애무, 친구들과의 술자리, 그래도 아직 성에 차지 않은 거다. 그런데 나는 어서 월요일이 되길 기다린다. 빨리 침묵에서 벗어나고 싶어서다. 내가 ‘간접적’이라고 하는 건 로라가 나에게는 어쩐지 말을 아끼려고 하는 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내가 그녀의 상사라서가 아니다. 그녀는 그런 거에 얽매이는 타입이 아니니까. 오히려 나를 배려해주는 거라고 보는 게 맞다. 내가 남편도 자식도 애인도 없이 혼자 산다는 걸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