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비평 2

결 : 거칢에 대하여

자유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기본적인 물적 토대를 필요로 하며, 이 기본적인 물적 토대는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의 조건이기도 하다. 춥고 배고픔이라는 가난과 그런 결핍상태의 지속에 대한 불안은 사람들로 하여금 '나를 짓는 자유'를 누릴 수 없게 한다. 자기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차이를 찾으려 애쓰고, 자기와 다른 사람을 만나면 자기와 같지 않다고 시비를 건다. 이 모순적 태도는 남에 비해 내가 우월하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만족해하려는 인간의 저급한 속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속성은 필연적으로 나와 다른 남을 나보다 열등한 존재로 규정하고 차별, 억압, 배제하는 데 동의하도록 작용한다. 우리는 경쟁과 효율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욕망을 넘어 탐욕까지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고 있다...

한밤의 도서관 2020.04.28

임플란트 전쟁

광호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 그런지 유독 차창 밖으로 치과들이 눈에 띄었다. 치과가 위아래 층에 나란히 두 개나 있는 건물도 있다. 하나는 뉴욕치과, 하나는 보스턴치과다. ‘뉴욕, 보스턴…… 여기저기서 많이 봤는데, 체인인가? 유학파인가?’ “원장님, 혹시 임플란트 재료들은 가격이 얼마나 하나요?” “재료? 그거는 얼마 안 해. 픽스쳐랑 어버트먼트랑 하면 10만원 좀 넘지.” 광호는 놀란 티를 내지 않으려 애썼다. 그럼 도대체 얼마가 남는다는 얘기인가. “재료는 생각보다는 싼 편이네요. 그런데 외산은 재료가 훨씬 더 비싼가요? 다른 곳도 외제 임플란트로 수술하면 100만원 정도 더 받던데…….” “어휴, 외산은 엄청 비싸지. 나는 제일 비싼 스위스 꺼 쓰거든. 27만 원에 들어와” 광호는 흠칫 놀랐다. 질..

한밤의 도서관 2018.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