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불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주위는 숨 쉬기 힘들 정도로 어둠이 짙다.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한 적 없는 밤의 깊이에 아키오는 몸을 웅크렸다. 어디선가 새가 울고 있다. 새겠지. 깍깍 소리가 비명처럼 들린다. 녹음이 발산하는 농후한 냄새 속을 아키오와 청년은 터덜터덜 걷는다. 나뭇잎의 방해를 받으면서도 지면에 내리쬐는 햇빛이 흑백의 감옥 같은 문양을 공중에 그린다. 이끼에서 증발하는 수분이 풍경을 흔든다. 모습을 볼 수 없는 새가 울고 어디선가 짐승이 마른 나뭇가지를 밟는다.끝이 없는 나무의 바다를 두 사람이 함께 나아간다. 이 세상에서 언어를 가진 생물은 모두 사라진 것 같은 기분이다.꽤나 오래 걸은 것 같은데 나무의 바다 주변부에는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 여기서는 시간도 거리도 방향 감각도 인식의 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