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라도잡고싶은짐승들 2

두 번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지금까지 만나오면서 고다는 얼굴뿐 아니라 머릿속도 개새끼나 다름없다는 것을 몇번이나 실감했다. 그것도 그냥 개가 아니라 미친개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의 감각과 비슷했다. 방금 전까지 꾸던 꿈의 세계가 얼마나 이상한 곳이었는지 느닷없이 깨닫는다. 어째서 꿈속에서는 그 사실을 몰랐는지 신기하기 그지 없다. 일과 돈이 없는 사람에게 하루가 얼마나 긴지 뼈저리게 느꼈다. 공원 벤치에 앉아 자판기에서 산 우롱차를 마셨다. 자신과 나이가 비슷한 노숙자가 나무 사이에다 박스로 집을 짓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것이 바로 내일의 내 모습이라는 불길한 생각이 문득 뇌리를 스쳤다. 두 번째 읽은 소네 케이스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최근에 [코]를 다시 읽고 나서 한번 더 읽으려고 펼쳤음역시나 재미있음 ㅋㅋㅋㅋ..

한밤의 도서관 2014.12.27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마지못해 일을 하면 시간이 좀처럼 가지 않으므로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최고다. 그것이 오랜 시간의 단조로운 작업을 견딜 수 있는 비결임을 경험으로 배웠다.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샤워를 한 후 미나는 슈퍼드라이 맥주 캔을 땄다. 예전에 슈퍼의 제비뽑기에서 당첨된 5등 경품이다. 좋은 일이 있을 때 마시려고 냉장고 구석에 보관해두었는데 두 달이나 꺼낼 일이 없었다. 이 세상에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서러운 일도 많지만 만약 행복한 순서대로 사람을 줄 세우면 뜻밖에도 자신은 그다지 나쁘지 않은 자리에 서지 않을까.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었다. 물론 그렇기도 했지만 그 뿐만은 아닌 것 같았다. 대답을 잡으려 했지만 마치 무의식이 거부하듯이 손가락 사이로 스르르 빠져나갔다. “번거롭게 해..

한밤의 도서관 2014.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