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을 차려 보니 어디 하나 기댈 곳 없는 자신이 있었다. 환갑을 넘긴 남자가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쑥스럽지만, 문득 외로워서 견딜 수 없는 순간이 있다. 인간은 나이와 성별을 막론하고 누구나 마음 깊은 곳에 고독을 안고 있는지도 모른다. 바쁜 나날에 가려져 있던 고독이란 놈은 한가해지는 순간 빠끔히 고개를 내미는 모양이다. 대일본석유회사에서도 출산을 계기로 회사를 그만둔 여직원은 많았다. 다들 아이를 키우고 가사노동에 전념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이처럼 이전과는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여자도 있는 걸까. "역시 여자는 파트타임 정도가 고작일까." "아버지 잠깐만, 마이 앞에서 그런 소리 절대 하지마." 인간관계라는 건 원래 이런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단란한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