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동안 산 집을 뒤로 할 때는 조금이나마 감상적인 기분이 되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그럼, 갈까요?"하는 오오니시의 말에 "네,가죠" 하고 대답하는 순간, 그런 기분은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 듯 했다. 버스길로 나와 늘 장을 보던 가게를 지났다. 입구에 '달걀 특매'라고 쓴 포스터가 붙어 있는 걸 보고, 여기서 나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달걀을 사먹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에 한 번 열개들이 팩을 샀다고 쳐도, 일 년이면 약 오백개,십 년을 살았으니 오천 개가 된다. 저 집이 오천개의 달걀 껍데기로 파묻혀가는 모습이 눈앞에 떠올랐다. [괭이갈매기] 다 읽고, 퇴근하면서 바로 읽기 시작했는데 30분 만에 100여 페이지 돌파. 이야기는 여러가지로 나뉘어져 있고, 이야기마다 남자아이 둘이 꼭 나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