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2

두번째 열대야

내게도 현금 1000만엔 을 호주머니에 아무렇게나 쑤셔 넣고 다니는 남자가 있으면 좋겠다. 의 음악을 착신음으로 쓰는 센스와 뚱뚱한 체형은 취향이 아니지만 돈이 많다면 참을 수 있다. 왜 이렇게 뒤룩뒤룩 살이 찐 거야, 이 뚱땡아. 맛있는 걸 잔뜩 처먹어서 그렇겠지. 날마다 병원 식당에서 350엔 짜리 정식이나 사 먹는 내 기분을 네가 알겠어! 코이치는 몇 년 전에 어머니를 잃었다. 최신 의약품과 치료법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 보니 수명도 지갑 두께에 좌우되는 시대다. 자신에게 돈이 없어 어머니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것이 코이치는 늘 한스러웠다. 지난달 옆 동네에서 폭탄 테러를 일으켰을 때는 시체가 산산조각 나는 바람에 등에 바구니를 메고 쓰레기를 줍는 집게로 살점을 회수했다. 약 20킬로그램을 ..

한밤의 도서관 2015.09.28

열대야

―흥, 뭐가 간호사야. 백의의 천사가 듣고 놀라서 자빠지겠네.나는 간호사야. 하기야 의사와 결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간호사가 됐으니까. 병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을 구하고 싶다는 마음은 단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실제로 병원에서 일해보니 의사 중에 제대로 된 인간이라고는 없었다. 영감탱이, 몰상식, 마더 콤플렉스, 불결. 의사라는 직업을 빼면 아무 쓸모도 없는 남자뿐이었다. 게다가 간호사일은 상상보다 훨씬 고됐다. 환자는 제멋대로든지 더럽든지, 아니면 양쪽 다다. 감사하기는커녕 우리를 종처럼 부려먹었다. 열대야 中 “토라노스케, 타고난 재능을 썩히는 아까운 짓은 하지마라. 옛날처럼 부지런히 노력하는 사람이 보상받는 시대는 지났어.” 토라노스케는 가까이에 있는 잔교로 향했다. 콘크리트 ..

한밤의 도서관 2014.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