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이야기 2

파랑의 역사

아주 오랫동안 검은색과 흰색은 완전히 다른 색으로 여겨져 왔다. 색의 스펙트럼과 거기서 관찰되는 색의 배열은 17세기 이전엔 알려지지 않았고, 원색과 보색 사이의 경계도 이때 서서히 나타나 19세기에 이르러서야 제대로 인정받았다. 따뜻한 색과 차가운 색의 대조도 순전히 인습적인 것이며 시대와 사회의 따라 다르다.(예를 들어, 중세 때는 파란색이 따뜻한 색이었다.) 스펙트럼과 색상환, 원색의 개념, 색의 동시적 대비 현상, 망막의 원추세포와 간상세포의 구분 등은 불변의 진리가 아니라 변화하는 역사 속의 한 지식적 단계에 불과한 것들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것들을 무분별하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 고대인들은 모래와 잿물에 섞은 구리 가루를 주원료로 하여 인위적인 청색 안료를 만들 줄도 알았다. 특히 이집트인들은..

한밤의 도서관 2019.06.16

다시, 그림이다

런던에서 야심만만한 작품을 제작한 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그곳은 충분한 공간도 없는 데다가 주의를 흐트러뜨리는 것들이 너무 많았지요. 하지만 여기서는 하루 24시간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내가 자유롭게 선택한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나를 사로잡지 않습니다. 그림 그리는 시간 외에는 독서를 합니다. 런던에서는 항상 손님이 있었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머무르는 것을 좋아합니다만, 이곳은 방문하기에 너무 불편한 곳이니까요. 나느 반(反)사회적인 사람이 아닙니다. 단지 비사회적일 뿐이죠. 이곳에서는 마음을 사로잡는 것들이 나를 위해 자라납니다. 이는 아주 거대한 주제이고, 내가 자신 있게 다룰 수 있는 주제이기도 했습니다. 자연의 무한한 다양성 말입니다. 무엇인가를 바라볼 때 자..

한밤의 도서관 2019.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