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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그 자리에

나는 아주 어릴 적부터 박물관을 좋아했다. 박물관들은 나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세상의 질서를 (생생하고 구체적이지만 정돈된 형태의) 축소판으로 보여주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내가 식물원과 동물원을 좋아하는 이유도 이와 마찬가지다. 식물원과 동물원은 자연을 보여주되, 일목요연하게 분류된 자연, 즉 생명의 분류체계taxonomy를 보여준다. 책에는 아쉽게도 실물은 없고 단어만 존재하지만, 박물관은 실물을 조목조목 배열함으로써 ‘자연의 책book of nature’이라는 경이로운 메타포를 구현한다. 우리 모두에게도 라부아지에와 같은 인물―평생 동안 함께할 자아이상ego ideal◆◆이 필요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오늘날 나와 대화하는 젊은 과학자 친구들 중에는 데이비를 아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심..

한밤의 도서관 2019.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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