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면 모두 집으로 돌아가잖아. 참 묘한 일인 것같아.” 여전히 밖을 보며 루리코가 말했다. “맨션 창의 불빛들을 보고 있으면 말이지, 저 한 집 한 집마다 제각기 사람들이 찾아 들어가다니 신기하다 싶어.” 사토시도 키가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루리코는 좀 더 왜소해서, 정수리가 사토시 턱 부근에 온다. 그렇게 서로 포개듯이 서서, 하얀 보름달이 떠 있는 하늘을 보았다. 여기서 조용히 자신을 기다린 아내가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낮에는 밖에 나가서 일을 하거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간혹 바람을 피우더라도 밤이 되면 각자 집으로 돌아오잖아. 참 신기한 것 같아.” 사토시는 얼어붙고 말았다. - 밤 中 루리코는 잘 모르겠다. 펑펑 울고 나면 후련해질까. 하루오가 만드는 공기, 하루오가 선택하는 언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