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다고 아주 조금 생각했다.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건 무서운 일이구나. 그렇게 생각했다.-금과 은: 가와카미 히로미 편지에서 시선을 들어 문득 창밖을 바라보니 때마침 강풍에 휘날렸는지 아직 노란 물이 들지 않은 은행잎 하나가 빙글빙글 춤추며 날아가는 게 보였다.나도 모르게 고개를 내밀어 그 잎사귀를 눈으로 따라갔다.어디에서 왔니?어디까지 가니?바람이 기억의 나무를 뒤흔들어 추억의 잎사귀들이 푸르르 휘날렸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직감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라서 충동적으로 ‘이 사람이다’라고 정해버려도 괜찮지만, 이별에는 충분히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이별은 대체 어디에서 왔을까.어느새 그렇게 우리 바로 옆에까지 바짝 다가와 있었을까.-호수의 성인: 고데마리 루이 실현되느냐 마느냐 따위,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