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두번째 제물의 야회

uragawa 2012. 3. 21. 11:02

낙원이란 대체 어딜까. 
그는 푸르스름한 달을 보면서 생각했다. 그런 곳이 세상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미안하군. 당신의 능력을 인정하고 이번에도 잘해줬어. 하지만 사정이 좀 변해서 말이야. 이런 식으로 할 수밖에 없게 됐네.”

까닭 없는우월감을 품은, 골리는 듯한 목소리였다. 아니, 까닭이 없는 게 아니다. 죽어가는 인간에 대한 산 자의 우월감이다.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도 무서운 건 뭐지?”

“고독이야. 바닥을 알 수 없는 고독.”
 -결단 中



문제는 두 가지, 이렇게 자신을 몰아가는 방향이 올바른가 어떤가, 그리고 몰아간 끝에 있는 인간을 정말로 비난하고 싶은가 하는 것이었다.

-통곡 中



사람은 허망하게 죽는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누군가에게 살해되어 자신의 인생을 마쳐야만 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갑자기 일어나는 사태다.



오싹했다. 광기라는 것은 결코 총명함과 견줄 수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어딘가 아득한 저편에 찰싹 달라붙어 완결된 원을 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언제나 자신은 꺼내서는 안 될 이야기를 해버린다. 깨달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때문에 분노를 사고, 소외당하고, 몇 명이나 친구를 잃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여자 친구들에게조차도 미움을 샀던 게 아닌가. 진실을 알아맞혀주길 바라는 인간은 아무도 없다. 진실이라는 것은 언제나 마음 깊숙히 타인이 찾을 수 없는 곳에 몰래 넣어두고 싶은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결국은 널 잊고, 네가 이 세상에 있었다는 사실도 잊혀진다. 슬프게도 말이지. 그게 죽음이야. 너만이 그저 혼자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너이외의 사람들은 그렇게 네가 없어져도 아무렇지 않게 이 세상에 머물면서 각자 자기 생활을 계속할 것이다.그것이 죽음의 현실이다.”

-폭주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