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웨스 앤더슨 (2023)

uragawa 2023. 10. 18. 22:30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의 승무원들은 비니를 제각기 약간 다른 각도로 쓰고 있는데, 앤더슨이 모자의 위치를 일일이 잡아주었다.

 

 

 

앤더슨은 삼형제 중 둘째다. 큰형 멜은 현재 의사이며, 막내 에릭 체이스는 아티스트다. 에릭의 그림은 앤더슨의 영화에 자주 등장하며 DVD 커버로 쓰이기도 했다. 형제애는 앤더슨이 자주 다루는 소재다. 해양학자들의 형제애건 카키 스카우트의 형제애건 유럽의 최고급 호텔에 근무하면서 비밀협회를 결성한 컨시어지 사이의 형제애건 말이다. 심지어 <다즐링 주식회사>는 삼형제가 주인공인 영화다.

그의 어머니 텍사스 앤 앤더슨(결혼 전 성은 버로스)은 한때 고고학자였다. 그래서 앤더슨 형제들은 유적 발굴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이혼 후 혼자서 사내아이 셋을 기를 만한 경제적 여유가 없었던 그녀는 부동산 에이전트가 됐다. <로얄 테넌바움>에서 테넌바움 삼남매의 엄마 에설린 또한 고고학자다. 텍사스 앤은 문학가의 후손으로, 그녀의 할아버지는 『타잔』을 쓴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다. 앤더슨은 사진의 영화들을 모험물이라고 묘사하는데, 외증조부의 DNA 일부를 성공적으로 물려받은 듯 하다. 앤더슨의 아버지 맬버 레너드 앤더슨은 광고업계에서 일했다. 그는 비관적 세계관의 거장 잉마르 베르히만을 배출한 나라인 스웨덴 혈통을 아들에게 물려주었다.

핏줄이나 우정으로, 혹은 예술을 매개로, 혹은 비슷한 열정과 아픔을 공유하는 이들이 결성한 ‘유사 가족’은 앤더슨이 몰두하는 소재의 주춧돌이다.

 

 

 

푸투라 폰트 : <바틀 로켓>부터 앤더슨 영화의 제목과 캡션, 마케팅 자료는 푸트라Futura 서체를 고수했다. 이는 푸트라 엑스트라 볼드를 무척 좋아했던 스탠리 큐브릭에게 바치는 헌사일 수도 있고, 그저 이 서체의 깔끔함을 좋아해서 일수도 있다. <문라이즈 킹덤>에서는 이 영화를 위해 특별히 디자인한 화려한 폰트를 썼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만들며 2차 세계대전 이전의 세계를 다뤘던 앤더슨은 더욱 고전적인 폰트인 아처Archer로 방향을 돌렸다.

 

 

 

앤더슨의 영화들은 장르를명확히 규정하기 어려운 만큼이나 시간적 배경도 가늠하기 쉽지 않다. 누가봐도 시대극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조차 여러 시대를 겹겹이 보여준 다음에야 양차 세계대전 사이의 어느 불분명한 시점에 안착한다.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에 등장하는 선박의 어떤 부분이나 장비들은 오래되어 곧 부서질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또 어떤 부분은 상당히 말끔하다. 영화의 전반적인 톤은 쿠스토가 활동하던 1950~1970년대 분위기다. 반면 헤네시의 배에는 최첨단 장치들과 수중음파탐지기가 있다.

한 인터뷰에서 이처럼 시간적 배경을 모호하게 만든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하자 앤더슨은 이렇게 답했다. “순전히 우연히 그렇게 된 겁니다.” 그러나 인터뷰어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철저히 통제되는 앤더슨 월드에 그런 일이 ‘우연히’ 일어날 리 없기 때문이다. 감독은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제가 구식 아날로그 장비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에 그럴 거예요. 어떤 영화에서건 그런 장비를 등장시키면 영화의 시간적 배경이 불분명해지죠. <블루 벨벳>처럼요. 그렇게 장면마다 시대적 배경이 바뀌는 듯한 느낌이 좋아요”

 

 

 

프랜시스는 걸을 때도 조금씩 절뚝거리는데, 윌슨은 연기를 위해 촬영 내내 신발에 라임 반 토막을 넣고 있었다.

 

 

 

사과주 저장고를 지키는 쥐(윌렘 데포가 뉴올리언스 사투리로 목소리를 연기했다)가 잭나이프를 돌리면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나오는 퇴폐적인 춤을 추는 것을 보라.

 

 

 

≪가디언≫의 스티브 로즈는 요란하게 경종을 울려댔다. “어째서 하나같이 백인 미국인들이 개들의 목소리를 연기하는가? 그레타 거윅이 연기한 주근깨 많은 금발 교환학생 트레이시는 ‘백인 구세주’로 볼 수 있는 캐릭터 아닌가?” 로즈는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과 <닥터 스트레인지>처럼 화이트워싱(유색인종 캐릭터에 백인 배우를 캐스팅하는 형태-옮긴이)을 자행한 최근 작품들과 이 영화를 비교하며 일갈했다. “영화의 폭발 장면에서는 버섯구름이 피어오른다. 일본이 핵공격의 고통을 겪었다는 것을 상기하는 이미지다. 일본을 공격한 나라 출신인 영화감독이 이런 장면을 연출하는 일은 적절한가? 정말로?”

 

 

 

<개들의 섬>의 캐릭터들은 알파카의 털로 만들었는데,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면서 털이 물결치듯 찰랑찰랑 흔들렸다. 이는 고운 털이 뜨거운 조명 아래에 있다 보니 생긴 현상(전문용어로 ‘끓이기boiling’라고 부른다)이었고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었지만, 앤더슨은 이를 그대로 화면에 담아냈다. 그 결과 그의 미니어처 우주는 더욱 생생한 활기를 띠는 듯했다.

 

 

 

앤더슨은 스타들을 캐스팅할 때 에이전트를 통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전화를 건다고 한다. 이영화의 나오는 배우 중 다수는 이미 그의 친구였다. 잘 알지 못하는 배우가 있다면 연락처를 수소문했다. “안녕하세요, 웨스 앤더슨입니다. 제가 준비하는 영화가 있는데….” 제안을 거부하는 배우는 드물었다. 그레타 거윅은 그녀의 파트너인 노아 바움벡을 통해 알게 됐고, 크랜스톤은 시나리오를 볼 필요도 없다며 바로 수락했다.






더보기

웨스 앤더슨 - 아이코닉 필름메이커, 그의 영화와 삶(2020)
Wes Anderson: The Iconic Filmmaker and his Work

 

 

아니? 감독님 외할아버지 타잔 쓰신 분이라고요????????

너무 오랜만에 웨스 앤더슨 책 읽어서
책에 있는 모든 내용이 다 신선한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랜시스는 걸을 때도 조금씩 절뚝거리는데, 윌슨은 연기를 위해 촬영 내내 신발에 라임 반 토막을 넣고 있었다.

웬 라임? 했는데 <다즐링 주식회사>다시 보니 소품 중에 라임이 있네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라임을 쓴 건가???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거짓말 안 하고 100번 넘게 본 듯한데,
사과주 경비 찍찍이... 윌렘데포 목소리였다구 한다........
전~~~~~혀 의식 안하고 봤다 미챠브러 ㅋㅋㅋㅋㅋㅋ

 

 

 

요즘 본 영화 또 보기하고 있어서

어제 <개들의 섬> 다시 봤는데, 그레타 거윅이 여고생 목소리였구나???

이 영화에 출연한 것조차 몰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0년 책이라 <애스터로이드 시티>는 없는데,
웨스 앤더슨 감독의 모든 영화를 본 나로서 이 책 읽으니 영화 다시 본 기분이고
또 다시 보고 싶기도 하고 ㅎㅎㅎ




2020.06.06 - [한밤의 도서관] - 애니 앳킨스 컬렉션

 

애니 앳킨스 컬렉션

나는 소품 담당자 로빈 밀러의 책장에서 《캐스트 어웨이》의 윌슨(배구공)을 만난 적이 있다. 나 역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사용된 멘들스 박스 두어 개를 내 작업실에 자랑스럽게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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