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품 담당자 로빈 밀러의 책장에서 《캐스트 어웨이》의 윌슨(배구공)을 만난 적이 있다. 나 역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사용된 멘들스 박스 두어 개를 내 작업실에 자랑스럽게 진열해 놓았다. 하지만 세트 데코레이터가 진정한 수집가라서 이런 물건을 몇 서랍씩 보관하지 않는 한, 그래픽 소품 대부분은 보관되지 않는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종이는 특히 고생이 많다. 뜨거운 조명과 배우들의 땀에 젖은 손 때문에 금세 손상 된다.
'MENDL'S'라는 단어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담당했고, 나머지 레터링과 가느다란 줄 세공은 내가 직접 나섰다. 그런데 철자 확인 과정을 세심하게 거치지 않은 바람에 촬영 중반이 되어서야 내가 실수로 'pâtisserie'(파티스리, 제과점이라는 뜻)라는 단어에 't'를 한 번 더 넣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미 수백 개의 상자를 촬영한 시점에 히어로 소품에 이와 같은 심각한 실수가 일어났으니 정말로 난감했다. 그러나 프로듀서들이 포스트 프로덕션에서 관객이 읽을 수 있는 상자만이라도 실수를 수정하길 결정함으로써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했다.
영화개 개봉되고 몇 달이 지나 이베이에 모조 멘들스 박스가 판매용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멘들스 박스는 색조가 특이한 빨간색과 분홍색인 데다가 리본의 특정한 질감을 정확히 매치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이 가운데 일부는 원본과 크게 동떨어지게 보이지 않을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 하지만 pâtisserie에 t가 몇 개 들어가 있는지를 확인한다면, 영화에 실제로 등장한 상자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애니 앳킨스 컬렉션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디자이너의 영화 & 드라마 소품 디자인
Fake Love Letters, Forged Telegrams, and Prison Escape Maps: Designing Graphic Props for Filmmaking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소품 중에서 멘들스 박스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웨스 앤더슨 감독은 몰라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모르는 사람은 없잖아요!
(아닌가......ㅋㅋㅋ)
이 책은 영화 & 드라마 소품 디자인을 위해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한 분들에게 굉장히 적절한 책이 될 것이다.
+
핸드레터링 책 구입한 게 있어서
요즘 가이드 보고 따라하기 하고있는 중인데
따라쓰는 것만으로도 머리 쥐어터질것 같은데 ㅋㅋ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구글의 도움만 받는게 아니고
(시대의 맞는 자료를 찾아 분석하는 것 당연하지만)
찾아낸 자료를 참고로 새로운 제작물을 만든다니 정말 대단하다.
온라인에서 찾는 자료와
실제로 찾아본 자료가 다르다는 말은 맞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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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까 [타이타닉]도 하시고
[페니 드레드풀]도 하셨더라구.
멘들스 박스 짝퉁 엄청 나왔던 걸
소품 제작 에피소드를 곁들여 디테일 강조하는 것 보고 터졌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