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ttle One, Ayka
아이카 (2018)
감독: 세르게이 드보르체보이
출연: 사말 예슬리야모바
가뜩이나 스트레스 많이 받고 있고 우울한 데
영화까지 우울한 거 봐야 되나 고민을 좀 하긴 했는데,
지금 아니면 안 볼 것 같아서 ㅋㅋ 상영관으로 향했다.
+ 영화 소개 +
더 나은 삶을 꿈꾸며 모스크바로 온 20 대 이주여성 아이카.
어렵게 얻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아기를 낳고 첫 젖을 물리기도 전에 병원에서 도망친다.
아픈 몸을 이끌고 일터로 복귀하지만 월급은 떼이고 다시 새로운 일을 구해야 한다.
일을 찾아 헤매는 거리에 무겁게 쌓인 눈처럼 고단한 매일이 그녀를 짓누른다.
와, 나는 ‘‘출산하고 아기에게 젖을 물리기도 전에 병원에서 도망친다.’만 기억하고
영화를 보러 간 거였는데, 겁나 기 빨림.
세상에 이거 다큐 아니라고요???????????????
하이퍼 리얼리즘인데!!!!!!!
영화 시작부터 보는데 힘들어서 시계 보니 30분 지났더라.
ㅋㅋㅋㅋㅋㅋㅋ
눈이 엄청나게 쌓인 코트만 봐도 너무 힘들어
+
출산 후에 하혈하고, 젖몸살에 힘들어하는 아이카를 보면서
아 정말 임신은 쉬운 게 아니야
출산한 여성들은 모두 대단해
++
주인공 아이카는 영화 러닝타임 내내 거의 먹지도 않고 웃지도 않는데,
단 한 번 나왔던 웃는 장면은 아이카가 처한 상황이 너무 기가 막혀서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자꾸 생각이 났다.
+++
왜 빚을 지게 됐나?
정확한 설명이 나오지 않아 추측하는 것이지만
1. 나만의 사업(재봉 관련)을 하기 위해 돈을 빌렸다 사기당함.
2. 강간을 당해 임신을 하게 되었는데 출산을 위해 사용함.
영화 후반부쯤 가서 2번이 답이었던 게 아닐까? 생각했다.
아이를 버리고 도망치긴 했지만 임신 기간 동안이나 출산 임박 때까지 엄청 고민했을 것 같다.
++++
영화 내내 눈이 내리는 겨울인데,
이게 또 사람들의 원인인 환경파괴로 망가져가는 지구의 모습도 나오는 부분이어서
정말 가벼운 영화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면서 봤다.
뉴스 앵커의 말이 덤덤하면서 팩폭 지렸음
몇몇 거슬렸던 아이카의 행동들은
아이카가 청소년과 어른의 경계에 있고
동물병원의 여자처럼 호의로 도와주고, 조그만 팁이라도 줄 수 있는 환경에 있었더라면
이렇게까지 힘들게 살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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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으로 표기된 자막과 그냥 일반 자막이 있었는데, 어느 나라 말인지 몰라서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 영화 관련 기사를 찾아봤다.
“2010년 모스크바의 산부인과 병원에서, 248명의 아기가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엄마로부터 버려졌다.” 이 기사를 읽은 드보르체보이 감독은 큰 충격을 받는다. 중앙아시아의 극도로 가족 중심적인 문화권 출신의 여성들이 무엇 때문에 자식을 버리는 참담한 선택을 하게 된 것일까? 영화는 이러한 궁금증에서 출발한다. 언뜻 보면 영화는 인면수심의 젊은 엄마에 대한 이야기로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감독은 “사실 이 영화는 우리 모두에 대한 이야기다. 한 사람과 그 사람을 둘러싼 환경 간의 관계가 극한의 상황에 이르러 그 사람의 도덕성이 약화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이야기”라는 말로 이 영화는 사회의 무관심과 외면이 한 인간을 어디까지 몰고 갈 수 있는지에 관한 고발임을 명백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