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무코다 이발소

uragawa 2020. 10. 8. 22:30

가게에 다른 손님은 없다. 대부분의 음식점이 주 사흘 영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문 닫을 시간까지 있으면 가게 주인이 차로 집까지 데려다준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무도 술을 마시러 오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에 큰 병원에 없다는 게 노인들에게는 간단한 일이 아니군.”
다케시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숨을 쉰다.
“할 수 없잖아. 날로 쇠락해가는 동네인데. 슈퍼와 편의점이 있는 것만도 고마운 일이지.”



간병인이 있어도 무방하다는 병원이라는데, 그다지 좋은 곳은 아닌 듯하다. 그래서 더욱 속이 상한 듯하다. 그 점에 대해서는 민생위원으로 있는 교코가 자세하게 알려 주었다.
“조성금 목적으로 그런 사업을 하는 곳도 많거든요. 정말 심한 병원도 있어요. 쓰레기 냄새가 나는 데도 있고, 냉난방비를 아끼느라 겨울에 추운 곳도 있고. 요즘 같은 시대에 여기가 늙은 부모 갖다 버리는 곳인가, 그런 생각이 든 적도 있어요.”
듣고 보니 그렇다. 자신의 부모가 그런 병원에 있다면 도쿄에 있으면서도 마음이 놓이지 않을 것이다. 다케시가 고민을 할 만하다.




“여자 쪽이 평균 수명이 길다는 거, 하느님 조화 중에서는 꽤 히트작 아니겠어. 여기 있는 댁들도, 부인이 먼저 저세상으로 가면 어떻겠어? 어쩔 줄 모를걸.”
남자 넷 모두 이번에는 대답할 말이 궁해졌다.
“나이를 먹으면 여자 쪽이 단연 강해지는 거, 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주도권이 바뀌잖아. 그렇게 되면 여자는 무슨 생각하는지 알아? 지금까지 당한 거 다 되갚으려고 할 걸. 뭐, 실제로는 하지 않지만. 불쌍하니까. 그래도 남편이 자기를 의지할 수밖에 없으니까, 정신적으로 우위에 서게 되잖아. 그러니까 때로 심술도 부리고 또 나름대로 즐기는 것도 좋은 일 아니겠어. 아아, 나도 이혼하지 말 걸 그랬나.”



야스히코는 심경이 복잡했다. 주변 사람의 결혼은 축하할 일인데, 상대가 중국 사람이라고 하니 무턱대고 기쁘지만은 않다. 편견 때문이 아니라, 역시 이런 쇠락한 지역의 장남은 결혼하기도 쉽지가 않은가 싶으니 아들을 생각하면 암울해지는 것이다.



시골의 나쁜 점은 사생활이 없다는 점이다. 아무 생각 없는 선의가 오히려 부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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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코다이발소
向田理髮店(2016)



리디북스에서 대여한 책.

20대 아들이 시골로 돌아와 이발소를 잇는다고해서
시골생활 좌출우돌 성장기인줄 알았는데
그냥 시골동네 이야기잖아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0대 청년이 늦게 외국 여성과 결혼하는 이야기
동네에서 영화 촬영하게 되어 상권이 갑자기 북적북적대는 이야기

아 너무 우리동네인 줄 알었어
사람사는 동네 다 똑같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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