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본으로 창업 공간을 구하는 ‘시작조차 하기 힘든 상황’에서 나는 권리금이라는 이상하고 나쁜 관행 때문에 세상의 많은 꿈과 가능성이 박탈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삶의 어느 순간보다 많이 분노하고 배신감을 느꼈다. 늦은 밤까지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날들이 이어졌다.
사실상 나에게는 책방을 통해, 또 책을 판매하는 것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저 책을 계속 만드는 일을, 책을 좋아하고 읽는 사람들 곁에서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책방이 지역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한다든지, 지역의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을 하게 만드는 문화의 장이 된다든지 하는 거창한 목표는 전혀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야 지역 사회, 책방이 위치한 거리, 그리고 책방을 찾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함을 느끼게 됐다.
사업계획서 작성은 머릿속에 담겨 있던 아이디어들을 구체화하고 시각화하는 역할을 한다. 사업 주체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문서로 담아내는 것이다. 이 문서는 사업 당사자인 나뿐만 아니라 타인이 보아도 타당성이 있어야 하며, 누구든 이해하기 쉽도록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주석을 달고, 글로 풀어쓰기 어려운 항목들은 표와 이미지 자료를 이용해도 좋다.
신기하게도 책방이라는 공간은 가득 채우려면 한없이 많은 책이 필요하다. 펼쳐놓았을 때와 달리 책꽂이에 책을 꽂으면 보기보다 많은 수량의 책이 들어간다. 많은 책을 들여왔다 싶어도 꽂아보면 고작 서가 몇 칸이다. 그렇기에 부동산 검토 시 무조건 월세 대비 넓은 공간을 찾을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구·도서 구입 예산과도 견주어 생각해봐야 한다. 너무 넓은 공간을 구하면 그만큼 서가와 책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가구·도서 구입비도 함께 늘어난다.
사람들은 대부분 직장에서 얻는 스트레스 원인으로 ‘사람’을 꼽는다. 성격이 맞지 않는 동료들은 차치하더라도, 무능하고 게으른 혹은 지나치게 완벽하고 깐깐한 상사의 존재는 출근하는 것조차 괴롭게 만들곤 한다.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을 일삼는 나쁜 상사도 있고, 모멸감을 주는 말을 서슴치 않고 부하들에게 내던지는 나쁜 상사도 있을 테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퇴사를 꿈꾼다. ‘내 사업’을 시작하고, ‘내 가게’를 여는 상상을 수도 없이 한다.
도매 업체를 이용하는 것의 최대 장점은 출판사에 상관없이 낱권으로 필요한 책만 골라 담을 수 있어 편리하다는 점이다. 온라인 서점에서 원하는 책을 장바구니에 담듯 필요한 수량만큼 주문하면 된다. 책방에 필요한 모든 책을 출판사 직거래로 구입하기란 불가능하다.
일단 일반 단행본 시장에 비해 독립 출판물 시장은 출간 종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독립 출판물 작가가 한 번 책을 제작하면 동시다발적으로 전국의 여러 독립 책방에 입고를 의뢰한다. 그러고 나면 며칠간 그 서점들에게서 신간 소개가 계속해서 올라온다. 모두 같은 책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독립 출판물을 위주로 다루는 책방의 경우 보유한 책이 대부분 비슷해진다. 손님 입장에서도 독립 책방에 대부분 같은 책이 놓여 있다고 느낄 것 같았다.
당연하게도 내가 책방을 열지 않았다면, 살면서 책방을 운영해 보는 일은 절대 일어낮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창업을 마친 게 결코 종착점에 도달한 것도 아니다. 이 산물에 무엇을 곱해 무엇을 만들어낼지는 누구도 아직 알 수 없다.
언젠가는, 서점
- 해운대책방 '취미는 독서' 창업기(2019)
도서관에서 대여한 전자책.
+
혼자서 고민하고 투쟁? 하며 창업하는 책방을 기대했나 봄.
ㅋㅋㅋㅋㅋ
(역시 혼자는 어렵다.
누군가 도와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게 창업센터든, 가족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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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출판물 작가가 한 번 책을 제작하면 동시다발적으로 전국의 여러 독립 책방에 입고를 의뢰한다. 그러고 나면 며칠간 그 서점들에게서 신간 소개가 계속해서 올라온다. 모두 같은 책이다.
웬만한 독립 서점을 다 팔로우한 나 같은 사람은
하루, 또는 그 주에 죄다 같은 책 소개를 볼 때가 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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