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서점의 온도

uragawa 2020. 6. 26. 22:30

유능한 사람을 만난 기쁨, 그 유능한 사람이 내 친구라는 기쁨 그리고 그 유능한 친구가 나와 함께 일한다는 기쁨.
이 세 가지 기쁨의 순위를 정해보라고 한다면 역시 뒤에서부터 앞으로 순위를 매겨야 할 것이다.



나는 우리 24시간 서점이 밤에 오갈 데 없는 이들의 쉴 곳이 되기를 바란다. 책을 보든 안 보든, 돈을 쓰든 안 쓰든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인 영향만 끼치지 않으면 그들이 이 도시에 머무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우리 서점에서 장애인 직원을 모집한다는 소문이 퍼져, 장애인 몇 명이 찾아와 면접을 보았다. 지금 1200북숍의 모든 지점에서는 청각 장애인 직원이 일하고 있다.
그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제공한 것은 내게는 작은 수고에 불과했다. 사실  우리 서점으로서는 별로 희생한 것이 없다. 솔직히 말해 이를 위해 큰 대가를 치러야 했다면 나는 결코 이런 일을 벌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치러야 할 대가가 적고 누군 가에게 큰 도움이 된다면 앞으로도 이런 일을 하고 싶다.




그는 일부러 매일 매일 한가하게 지내는 거라고 했다.
“바쁜 일이 있으면 어떤 사람을 잊기 쉽거든요. 제가 방랑을 택한 건 그녀를 기억하기 위해서예요.”
이것이 왜 방랑을 택했느냐는 물음에 대한 그의 대답이었다. 내가 들어 본 대답 가운데 가장 가슴에 사무치는 말이었다.
그때 그의 손에는 막 밖에서 사온 만두가 들려 있었다.
“어서 드세요, 금방 식으니까.”
내 말에 그는 두 개를 먹고는 벌떡 일어나 길가 쓰레기통 쪽으로 다가갔다. 그러더니 먹을 것을 찾아 쓰레기통을 뒤지던 여성에게 남은 만두를 다 건넸다.
“저는 벌써 한 판 먹었고요. 이건 싸 갖고 온 거에요. 저 여자분이 저보다 훨씬 배가 고플 것 같아서요.”



“24시간 서점은 어둠이 깔린 뒤, 그 도시에 등불과 머물 곳을 제공하죠. 일종의 위로이자 보호이기도 하고요. 타이베이에 그런 정신적인 등대가 있다는 것이 저는 너무 부러웠어요. 광저우에도 그런 곳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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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의 온도
- 따사롭게 또 서늘하게, 중국 광저우의 24시간 서점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書店的溫度(2018)



도서관에서 대여한 전자책.
(유유출판사 조, 좋아해요!)


+
역시 대륙? 이라서 첫 에피소드 부터 세다.
어린아이가 계속 서점에서 지내는 것,

일부러 양둥과 놀려고 찾아온 손님들이 내가  애를 쫓아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앞다퉈 달려와 나를 냉혈한이라고 비난했다.
 어린애를 어디로 가라고 내쫓은 거예요인신매매라도 당하면 책임질  있어요?

윽박지르는 문장에서 벌써 무서워.
인신매매라니요



++

24시간 열려있는 공간이라면 진짜 별의 별 사람들 다 왔다 가겠지.
모든 에피소드들이 재미있었다.




+++
와우, 펀딩했는데 2억 원이요?

그는 SNS를 통해 광저우에 24시간 서점을 열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개시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광저우와 서점을 사랑하는 30명의 친구들이 무려 120만 위안(한화 약 2억 원)을 모아 준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2014년 7월 8일 0시에 광저우 최초의 24시간 서점, 1200북숍을 출범시켰다



중국 책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