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참 이상해." 소피아가 말했다. "사랑은 줄수록 돌려받지 못해."
"정말 그래." 할머니가 말했다. "그럼 어떻게 하지?"
"계속 사랑해야지." 소피아가 위협하듯이 말했다. "더욱더 많이 사랑해야지."
"난 좀 이상해." 소피아가 말했다. "날이 좋으면 짜증이 나는 거 같아."
"그래?" 할머니가 말했다. "그건 네 할아버지하고 똑같구나. 할아버지도 폭풍을 좋아했지." 하지만 소피아는 할머니가 말을 더 하기도 전에 가 버렸다.
여름이 깊어 밤이 꽤 길어진 지 오래여서, 잠에서 깬 소피아는 어둠 외에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새 한 마리가 협곡 위를 날아가며 먼저 가까운 곳에서, 이어서 멀리서 울었다. 평화로운 밤이었고, 바다 소리가 들렸다. 협곡을 지나가는 사람은 없었지만, 마치 무언가 움직이는 것처럼 자갈을 밟는 소리가 났다. 텐트가 막아 준다고 해도, 들판에서 자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밤이 가까이 밀려들었다. 이름 모를 새들이 제각기 다른 소리로 울었고, 어둠 속에는 낯선 움직임과 빛으로 가득했다. 아무도 이를 설명하거나 추적해 따라갈 수가 없었다. 아무도 그 모습을 묘사할 수 없었다.
"나처럼 너무 나이를 먹으면 같이할 수 없는게 너무나 많다고......."
"아니지. 할머니는 뭐든지 다 나랑 같이하잖아. 우린 늘 똑같이 하잖아!"
저녁이 되자 소피아는 낚시라는 단어를 어떻게 쓰냐고 물었다.
"쌍기역이지." 할머니가 대답했다.
"책은 안 되겠어." 소피아가 성을 내며 말했다. "맞춤법을 계속 고민해야 하면, 그것 때문에 방해가 돼서 생각을 할 수가 없잖아. 그럼 어디까지 썼는지도 기억이 안 나고. 그럼 다 뒤죽박죽이 될 거야!"
"하느님, 무슨 일이든지 벌어지게 해 주세요." 하고 소피아는 기도를 했다.
"어린아이들을 사랑하시는 하느님. 지루해 죽겠어요. 아멘."
섬은 달빛으로 밝았고 밤은 따뜻했다. 소피아는 할머니가 패랭이꽃의 머리 부분을 하나 꺾는 모습을 보았다. 작은 돌 두 개를 찾았고, 물풀 사이에서도 하나를 찾아서 모두 주머니에 담았다. 두 사람은 계속 길을 갔다. 숲속에서 할머니는 나무에 낀 이끼, 고사리 약간과 나방 시체도 주워 담았다. 소피아는 말 없이 따라갔다.
여름의 책
Sommarboken(1972)
[트위터책빙고 2020]
13. 트위터러가 추천한 책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이 책을 추천하길래 바로 샀다.
쏜살문고인데 왜 안 사요???
소피아 너무 사랑스러운 개구쟁이 친구여서
읽는 내내 내 광대가 안 내려왔다구. ㅋㅋㅋ
무민 시리즈 만드신 작가분인데,
무민도 제대로 안 봤지만 이 책은 너무 재미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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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았던 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