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디자인FM

uragawa 2019. 11. 28. 22:30

“그 많던 여성 디자이너는 어디로 갔을까.” 35세를 전후하여 여성 디자이너가 사라진다는 유구한 괴담이다. 35세 여성 디자이너는 대체로 36세에도 디자인을 하는데, 대체 어디로 사라진다는 것일까? 자신의 죽음을 너무 일찍 예언해버렸다가 약속된 날짜에 상황이 여의치 않자 자결을 택해버린 중세 유럽의 어느 천문학자처럼, 디자인 업계를 둘러싼 많은 사람은 반드시 여성 디자이너를 사라지게 만들어야만 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여성 디자이너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지 않고, 여성 디자이너를 승진에서 제외하고, 작업을 맡은 여성 디자이너 대신 그가 속한 회사와 단체의 이름을 불러준다.



사실 저는 제가 기업에 있어서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기 보다는, 저의 나이와 연차에서 오는 성취감 같은 게 있는 것 같아요. 꾸준히 궁금해하고 그 다음에 뭔가를 시도하고 실패했던 것들이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이제 원하는 작업을 조금 더 잘, 그러니까 원했던 방식으로 마지막까지 해내고 그게 결과물로 도출되는 경험이 예전보다는 많아졌거든요. 거기서 오는 성취감이 가장 큰 것 같고요. 근데 그게 기업에서 일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박이랑 현대백화점 그래픽&브랜딩 파트 아트디렉터



2011년 초봉 1800만원 으로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의 디자인 회사는 하도급법에 대해서 아마 잘 모를 거예요. 예를 들면 하도급법상으로는 일을 마무리하고 두 달 안에 지급을 해야 돼요. 그리고 일정 금액이 넘을 때는 10퍼센트를 무조건 현금으로 줘야 돼요. 어음으로 주시면 안 돼요.
- 김도은 광고대행사 디자이너



지금 담당하고 싶은 건, 디바이스가 되게 다양하잖아요. 특히 안드로이드 같은 거는 크기도 다르고 해상도도 되게 다양하고, 사람마다 환경설정에 들어가서 서체 크기 키워서 쓰시는 분 많으세요. 특히 저희 부모님 세대 분들은요. 그런데 그러면 UI가 다 깨지게 되어 있거든요. 그런 다양한 환경과 맥락 속에서도 타이포그래피가 완벽하게 아름답도록 어떤 하나의 시스템을 만들어서 디자이너 분들이 뭐, 이건 이 디바이스에서는 몇 사이즈로 해주시고요, 이 디바이스 에서는 조금 줄여주시고요, 이런 세세한 디렉션 없이 그냥 타이포그래피 타입3 사용해주세요, 하면은 그게 어디서나 아름답게 보이는, 그런 걸 해보고 싶어요. 그러니까 R&D의 종류인데……. 연말엔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을 오래 하다 보면요. 연차가 쌓이다 보면 자기가 젊었을 때, 자기가 피크였을 때 하던 습관이나 그때 쓰던 툴이나 혹은 그때의 트렌드에 사람이 매몰되어버리잖아요. 시대가 바뀌고, 특히 점점 더 요즘 빨리 바뀌는데요. 그런 거를 따라가지 못하고 과거의 디자인을 계속 고집한다든가. 사람들은 이제 더 효율적인 툴을 쓰는데 내가 익숙한 툴에 머물러서 그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게 될까 봐? 그런 모습을 보이는 분들을 봤을 때 많이 실망을 했거든요. 저분은 나보다 연차도 높은데 아쉬운 점이 보이고, 그런 때가 있었어요. 그런 사람이 되지 않도록 좀 겸손한 태도를 가져야 되는 것 같아요.
- 강수영, 정희연 토스 디자인 플랫폼 팀



비용 얘기를 좀 하면요. 사실은 일이 성사가 안 되더라도 그……보내주시는 프로포절을 보면 대략의 견적이 언급이 되어 있거든요. 근데 가끔은 그 견적이 제 생각과 너무 상이해서 좀 화가 날 때도 있고 자존심이 상할 때도 있어요. 아주 가끔이지만요. 임금이나 여러 가지가 그, 물가상승에 비례해서 업계 단가도 올라야 되는데 그게 정말 더딘 것 같아요. 그리고 어찌됐든 그래픽 디자인이 다른 디자인 분야에 비해서 뭐 포화 상태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일단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수요와 공급이 맞지가 않아서 이렇게 된 것도 있겠지만, 좀 답답하고 속상하죠 이 가치에 대해서 몰라주는 게.

어떤 크리에이티브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닌데 그런 노고를 조금 더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그리고 사실 디자이너들이…… 제 선입견일 수는 있는데, 보통 시키는 일보다 더 하잖아요? 오지랖도 부리면서 잘하고 싶어하고. 그러니까 좋은 디자인을 뽑으려면 클라이언트가 어떤 확고한 태도로 디자이너를 믿고, 음. 그 기반이 되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예산을 적절히 제시를 해주셔야 되는 거 같아요.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 맛깔손(최희은) 1인 스튜디오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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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SC(Feminist Designer Social Club)




돈이 없어도(?) 책은 사 본다.
텀블벅에서 후원해 준 책.

나는 내 주변에 왜 30대 중반 이상의 디자이너가 없는 걸까?’
생각만 했지,
이렇게 오프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디자이너들이 있는 줄은 몰랐다.

나처럼 멍 때리고 있지 않고
너무나 일찍? 깨치고 활동하는 디자이너들 보니 너무 멋지다.
배운 게 너무 많네



사실 일하다 보면 일에 집중하느라 오히려 업계 소식 꼼꼼히 보기 어려운데
내가 모르는 이야기 너무 많았고요......



+
연봉 이야기 눈물 남.
다들 초봉 많이 받고 시작하시네? 싶었지
(연차가 나보다 적은데도 많이 받으시는 것 같다. 현타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