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깃털도둑

uragawa 2019. 8. 15. 22:00

“수집가들 덕분에 동물학이 발전했다는 자네 생각에는 동의할 수 없어. 그들은 박물관을 채웠다고 자랑스러워하겠지만, 사실은 자연을 비운 것이지……. 매우 부적절한 생각이라고 생각하네.



전 세계 곳곳에 기업형 농장이 들어섰다. 하지만 왜가리 같은 새는 새장에서 기르기 힘든 종이기에 가느다란 면실로 위아래 눈꺼풀을 꿰매어 앞을 보지 못하게 하고 길들이기도 했다. 새들은 이렇게 무를 창출하는 수단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아갔다. 1912년 타이타닉호가 침몰할 당시,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배에서 가장 값 나가고 보험료가 높았던 물건도 바로 깃털 상자 40개였다.



친애하는 여성 동지들이여, 신은 우리에게 머리를 주었습니다. …… 우리에게 평생의 과업은 남자든 혹은 누구라도 다른 사람을 유혹하거나 즐겁게 해주는 것이 아닌, 당당하고 독립적인 여성으로 성장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스탠턴은 단조로운 삶을 살았던 빅도리아 시대 여성들을 안타깝게 여기며 청중에게 이렇게 외쳤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옷처럼 입고 벗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에드윈은 타잉 기술에 끝은 없다고 생각했다. 예술가라면 어떤 기술을 완벽하게 마스터했다고 믿어서는 안 되며, 완벽함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날은 누구보다 멋지게 플라이를 만들었지만, 어떤 날은 예전에 마스터했다고 생각한 사소한 부분에서 실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플라이를 만들 때마다 수도자와 같은 마음으로 겸손하게 최선을 다했다. 머지는 맥레인의 웹사이트에 에드윈과 앤턴의 프로필을 이렇게 올렸다. “졸업이 없는 학교에 입학했다는 것만 명심하기를 바란다.”



과학자들은 트링박물관에 소장된 18세기 표본에서 뽑은 깃털로 탄소와 질소의 동위원소를 분석해 그 새의 먹이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먹이사슬을 재구성하면 결과적으로 종種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혹은 식량 자원이 사라졌을 때 그 종이 어디로 이동했는지 알 수 있었다.



2001년 10월, 인터넷 아카이브가 웨이백 머신Way-back Machine을 개발했다. 웨이백 머신은 웹스파이더web spider라는 프로그램이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각종 정보를 자동으로 영구 저장하게 하는 장치다. 박물관 사건이 있던 2009년까지 웹스파이더는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웹사이트 화면을 3페타바이트가량 저장했다. 이것은 아이맥 컴퓨터 3000대를 채우고도 남을 만한 양이었다.



“내가 보기에 그들은 진정성을 추구한답시고 발버둥 치는 거예요……. 사람들이 의미 있게 생각하는 것을 만들려는 거죠. 하지만 그들이 하는 일은 영국 낚시꾼들이 전 세계를 통치하던 식민지 파워가 있던 시대,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서 뭔가 매력적인 것을 만들어 다시 시장에 내다팔 수 있던 시대에나 가능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