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진짜 그런 책은 없는데요

uragawa 2019. 7. 17. 22:00

손님   『윌리를 찾아라!』를 반품하고 싶어요 꼭이요.
점원   왜요?
손님   윌리를 찾아서요.





손님   죽은 동물을 다시 살리는 주문이 들어간 책을 추천해주시겠어요?
직원   ….

손님   사람은 아니고 동물만요. 이해하시죠? 남편이 살아 돌아오길 원하진 않거든요.





손님   나는 전기가 싫습니다. 주인공이 마지막에 가서는 꼭 죽잖아요. 결말이 너무 뻔하지 않냐고요!





어린 소녀   엄마, 책장 꼭대기에 꽃혀 있는 저 책들은 키 큰 사람만 읽을 수 있는 책이에요?





손님   이 오디오북을 살까 하는데요.
직원   오디오북 좋죠.
손님   그런데 아무리 봐도 낭독자가 마음에 안 들어요.
직원   그러세요?
손님   낭독자도 고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럼 난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택할 텐데.





손님   (친구에게) 나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믿을 수 있는 책만 읽고 싶어. 예를 들자면, 『트와일라잇』이라든가.





(한 여자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고 있으니)
여자의 아들   엄마, 그 책 뭐예요? 방귀에 관한 책이에요?




손님   아주 형편없고 끔찍한 책이 필요해요. 미워하는 사람에게 주려고요. 추천작 있나요?





손님   (책값을 내면서) 난 예전부터 서점 주인하고 결혼하고 싶었는데.
(침묵)
손님   혹시 단골손님과 결혼하는 환상을 가진 적 있나요?
직원   ….





손님   그 책 읽어볼까? 『로미오와 줄리엣』. 디카프리오 집안하고 다른 갱 집안하고 싸우는 이야기지? 거리의 갱들에 관한 이야기.
손님 친구   응 맞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겪은 실화야.





손님   이 쿠폰으로 이 책을 사고 싶은데요.
직원   이건 햄버거 무료 쿠폰인데요.
손님   네, 햄버거 하나에 책 두 권 정도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적절하지 않나요?





손님   읽을 만한 책 좀 추천해주시겠어요? 가리지 않고 읽는 편입니다.
직원   그렇다면….
손님   (끼어들며) 1인칭 시점으로 된 책은 읽지 않아요.
직원   그렇군요. 그러면 이 책….
손님   그리고 저는 여성 작가의 책은 읽지 않습니다. 여성 저자가 쓴 글은 참을 수가 없어요.
-틸리 렁큰, 시소러스 북스, 호주 멜버른





손님   내가 서점을 운영한다면 미스터리 장르의 책들은 정말 찾기 어렵게 꼭꼭 숨겨 놓을 텐데.
-익명





손님   여기 구경하고 싶은 책이 정말 많네요. 그래서 천천히 둘러보는 동안 먹으려고 피자를 주문했거든요. 피자를 2층으로 바로 배달해달라고 할까요, 아니면 1층 계산대에서 만나서 받을까요?
-익명





손님   홀로코스트에 관한 책을 찾고 있어요. 우리 딸이 제2차세계대전에 관심이 많아서요. 하지만 슬픈 책은 싫어요.
직원   …슬픈 건 싫으시다고요?
손님   네. 절대로. 조금도 가슴 아픈 내용이 들어가면 안 돼요.
-메들린 다우드, 거트루드 앤 앨리스 카페 북스토어, 호주 본다이 비치





손님   (계산대에 길게 선 손님들을 밀치고 와서 다른 손님을 응대 중인 직원에게 묻는다) 예의에 관한 책은 어디에 있죠?
- 카밀 마이너, 보더스, 호주 멜버른







2018/12/06 - [한밤의도서관] - 그런 책은 없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