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미스터리 클락

uragawa 2018. 10. 22. 23:25

그는 쓸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며 말을 이었다.
“옛날부터 그에게 친근감을 느꼈어요. 얼굴이 저랑 많이 닮은 것 같은데, 제 입으론 뭐라고 말할 수가 없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글쎄요. 척추동물이라는 공통점은 있는 것 같아요.”
코 양쪽에 눈이 있고 코 밑에 입이 있는 거라면 거의 똑같다고 할 수 있다.



“실험해 보면 금방 알 수 있지만, 빛을 조금도 반사하지 않는 완벽한 검은색은 존재하지 않아요. 탄소 나노튜브로 만든 반타블랙(Vantablack)이라면 빛의 반사율이 0.04퍼센트 밖에 되지 않으니 CCTV 영상에서 캄캄하게 보이겠죠. 따라서 완전한 보호색을 얻으려면 옷과 바닥 모두를 반타블랙으로 만들어야해요. 어떤 검은색 옷이라도 이 바닥의 명도와는 다르고, 바닥에서 튀어나온 물체에는 여러 각도에서 비쳐진 빛이 구부러지기 때문에 붕 뜬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니 아무리 해상도가 낮은 CCTV라도 최소한 뭔가가 움직인다는 것쯤은 알 수 있죠.
- 거울나라의 살인 中




“휴대폰이야말로 미스터리 작가에게는 웬수덩어리지. 휴대폰이 등장하면서 트릭에 얼마나 많은 제약이 발생하는지 알아? 어마어마한 걸작이 되고도 남았을 아이디어를 나는 세 개나 창고에 처박아두었다고. 게다가 독자들은 비싼 통호요금과 데이터 사용료를 지불하느라 책을 사지 않고 말이야!



그러고보니 전부 10시 9분을 가리켰다. 시계의 광고사진도 대부분 그렇지만, 긴바늘과 짧은바늘의 배치가 가장 아릅답게 보이는 시각이다.
-미스터리 클락 中



호라이는 고개를 흔들어 잡념을 뿌리쳤다. 현명하냐 어리석으냐. 이익이냐 손해냐. 그런 생각은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자신은 지금 해야 할 일,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을 수행하는 것 뿐이다.

-콜로서스의 갈고리발톱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