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데드맨

uragawa 2016. 12. 20. 21:52





대도시에서는 사람을 죽이고도 완벽하게 빠져나가기가 의외로 간단한 일이 아닐까? 가부라기는 자꾸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쿄 도의 한 세대당 평균인구는 겨우 두 명. 이웃에 누가 사는지 무관심. 쇼핑은 온라인 쇼핑을 이용. 친구는 얼굴도 본 적 없는 인터넷 세상 속의 사람들. 인간관계는 점점 옅어지고 짙어져가는 것은 사이버 세상뿐이다.
아파트 옆집에 사는 사람이 죽더라도 아마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리라. 이런 식이라면 만원 전철 안에서 살인이 일어난다고 해도 다들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느라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다.



가부라기는 예전에 정신외과 수술이 일으킨 여러 비극을 보며 그 잔혹함에 현기증이 났다. 기억을, 사고력을, 감정을 잃어가는 공포. 자기 자신이 망가졌다는 절망. 인간일 수 있는 권리를 빼앗긴 고통과 슬픔은 상상할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