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하드 럭

uragawa 2016. 2. 24. 22:19

일용직 파견만 하고 있으면 개미지옥이야. 그 녀석들 한없이 착취하잖아. ……정말 사람들의 품에서 착취할 수 있을 만큼 착취해간다니까. 지금 세상은 착취하는 자와 착취당하는 자로 나눠져 있어. 입장이 약한 사람은 늘 착취될 뿐이야.




산책로의 수풀로 시선을 보내자 종이박스를 안고 자는 사람이 있다. 자신처럼 무거워 보이는 짐을 안고 헤매는 노숙자 같은 사람과 지나쳤다.




내내 고독했다. 어떻게 하면 이 늪 같은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혼자 생각하는 나날이었다. 어쩌면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과 얘기하다 보면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착한 사람이라고 해서 보상을 해주는 세상이 아니다. 악인이라고 반드시 대가를 치르지도 않는다.




이런 놈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라도 좋으니까 자신의 마음속 절규를 들어주면 좋겠다.




“진의 인생은 그렇게 가치가 있어?”

마이의 말에 잠깐 자신의 인생을 떠올렸다.

지금까지 생각한 적은 없지마 자신이 살아왔던 시간이 모두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중하게 여겨졌다.




“‘BL’은 배드 럭, 즉 운이 나쁜 녀석으로, 잘 걸려들었던 사람이야. 아니면 잘 걸려들 것 같은 사람이지. ‘HL’은 하드 럭. 더 운이 나쁜 녀석으로, 목을 매 더 이상 쓸모가 없는 사람이란 뜻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