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현금 1000만엔 을 호주머니에 아무렇게나 쑤셔 넣고 다니는 남자가 있으면 좋겠다. <대부>의 음악을 착신음으로 쓰는 센스와 뚱뚱한 체형은 취향이 아니지만 돈이 많다면 참을 수 있다.
왜 이렇게 뒤룩뒤룩 살이 찐 거야, 이 뚱땡아. 맛있는 걸 잔뜩 처먹어서 그렇겠지. 날마다 병원 식당에서 350엔 짜리 정식이나 사 먹는 내 기분을 네가 알겠어!
코이치는 몇 년 전에 어머니를 잃었다. 최신 의약품과 치료법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 보니 수명도 지갑 두께에 좌우되는 시대다. 자신에게 돈이 없어 어머니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것이 코이치는 늘 한스러웠다.
지난달 옆 동네에서 폭탄 테러를 일으켰을 때는 시체가 산산조각 나는 바람에 등에 바구니를 메고 쓰레기를 줍는 집게로 살점을 회수했다. 약 20킬로그램을 시체 한 구로 쳐주었기 때문에 특별수당까지 포함해 수입이 제법 짭짤했다.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익숙해지면 별것 아니므로 지금은 또 한번 그런 기회가 있기를 은근히 바랄 정도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