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라는 생물이 구제불능인 것처럼 느껴졌다. 분명 이소가이 자신도 포함해서 말이다. 돌계단을 오르기 전에 슈헤이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봤다. 어둠에 삼켜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퇴로가 가로막힌 것만 같았다. 몸을 앞으로 되돌리고 한 발 한 발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자 마치 엄폐물이 없는 무방비한 공간에 내던져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요괴가 있다면 아무런 걸림돌 없이 자신을 덮쳐 올 터였다. 등 뒤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슈헤이는 고개를 돌려 몇 번이고 돌아봤지만 그러고 있는 중에도 등 뒤는 항상 존재했다. 뒤를 보면 앞이, 앞을 보면 뒤가 요괴 소굴로 변해 슈헤이의 등 뒤로 달라붙었다. 지금 나쓰키 슈헤이는 아내를 향한 양가적인 감정 사이에서 동요하고 있었다. 애정과 증오, 자비와 무지비의 틈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