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피해자가 되는 건 당연히 무섭지만, 가해자가 되는 것도 똑같이 무서운 일이다. 자기 안에도 범죄의 싹이 있을 수 있다. 지금은 괜찮더라도 언제 자신도 범죄자가 될지 모른다. 그래서 알고 싶은 것이 아닐까. 자신과 범죄자는 뭐가 다른가. 범죄자가 되는 사람과 되지 않는 사람과의 경계선은 어디에 있는가. 가장 무서운 일은 그 경계선이 없는 것이다. 분명 사람은 익숙해진다. 즐거운 일에도, 괴로운 일에도, 상냥함에도, 미움에도. 남에게 상처 주는 일에도. 특별수사본부는 최근 팩 형태의 보냉제를 대량 구입해 경찰서 냉장고에서 얼린 뒤 외근 나가는 수사원들에게 세 개씩 나눠주고 있다. 수사원들은 보냉제를 손수건에 싸서 옷의 적당한 곳에 넣어 체온을 조절한다. 하지만 기껏해야 두 시간 정도밖에 유지되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