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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엮다

  • 배를 엮다

    2014.01.20 by t445u

배를 엮다

얼핏 보아서는 무기질한 단어의 나열이지만, 이 막대한 수의 표제어와 뜻풀이와 예문은 모두 누군가가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쓴 것이다. 이 얼마나 대단한 끈기인가. 얼마나 대단한 말에 대한 집념인가. 마지메는 1층 전체를 책으로 가득 메우고, 다케 할머니는 2층 전부를 사용하며 유유히 소운장에서 살고 있다. 만약 방이 조금이라도 거기에 살고 있는 이의 내면을 나타내는 것이라 한다면, 나는 말을 잔뜩 모으기만 하고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무미건조한 인간이겠지. 아무리 말을 못해도 상대가 책이라면 침착하게 깊고 조용히 대화할 수 있다. 또 하나. 학교 쉬는 시간에 책을 펴 놓고 있으면 친구들이 괜히 말을 걸지 않는다는 이점도 있었다. 이불에 누워서 형광등 줄을 당겼다. 도라가 오지 않을까 싶어서 마지메는 잠들지..

한밤의도서관 2014. 1. 2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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