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탐정영화

uragawa 2013. 2. 26. 09:00

나는 원래 추리력이 뛰어난 편이 못 된다. 추리소설을 좋아해 자주 읽기는 해도 돌이켜보면 범인을 맞힌 적은 없다. 하지만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는 다르다. 작품 속 단서가 아니더라도 연기하는 배우나 영화이론 등을 생각하면 대개 범인을 알아차릴 수 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만드는 사람도 관객을 속이는 일에 중점을 두고 만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전 추리소설을 별로 읽지 않지만 기본은 알아요. 첫째, 범인같지 않은 인물이 범인이다. 그렇죠? 그렇다면 바로 저죠. 다들 제가 범행을 저지를 수 는 없을 거라고 생각할 테니까요.”

 

 

 

가끔 전화선이 전선이 아니라 비닐 튜브로 만들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같은 공기를 호흡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스파게티가 나오자 우리는 잠시 말없이 입만 움직였다. 나는 참마를 갈아 넣은 스파게티, 미나코는 명란 스파게티, 미즈노는 낫토 스파게티를 먹었다.

 

 

 

불이 꺼지고, 오야나기 감독 오리지널 판 <탐정영화>, 0호 프린트의 시사가 시작됐다.

질리도록 본 첫 장면. 항공촬영, 사기누마의 저택, 그리고 사기누마의 자살 발견.

그런데 역시 러시 때와는 다르다. 음악이 깔리고 타이틀이 흐르니 영화가 완성됐구나 하는 실감이 났다. 결말 부분이 어떻게 돼 있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어쨌든 좋은 영화가 나온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내 경우에는 처음에 따분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는데 조금 보다 보면 재미있어지는 경우는 꽤 있어도, 처음부터 재미있을 거라는 예감이 든 것치고 결과가 빗나간 적은 한번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