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SOS 원숭이

uragawa 2011. 4. 13. 13:37

“왜그래?”

헨미누나가 묻는다
“실은 패밀리 레스토랑 질색이거든요”
헨미 누나는 당연히 그 이유를 물었고, 나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는 다양한 인간이 모여든다 그런 데다 의외로 테이블과 테이블이 가까워 옆에서나 혹은 등 뒤로 다른 사람의 대화가 들리는 경우가 많다 요란스러운 배경음악을 틀어놓은 것도 아니기에 목소리도 알아듣기 쉽다 그게 싫었다 무섭다고 표현해도 좋다 누군가의 당황한 목소리나 상담하는 이야기, 한탄과 서글픈 화제가 들리면 신경이 쓰여 어쩔 줄 모르게 된다.



야만적인 사건이 일어나면 매스컴은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원인을 찾아내려 한다 흉악 범죄가 일어나면 그 범인의 생활상, 인
간관계, 취미 사건 전의기행을 철저히 파헤친다 상식을 초월한 집요함으로 조사를 한다 잘 생각해보면, 그 동기나 계기를 아무리 파헤친다 해도 사건은 이미 일어나버렸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다는 점에서 변함이 없다 '범죄자의 마음속 어둠'이라는 말도 난센스다 어둠 이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은유겠지만 어쨌든 '어둠을 찾는다'는 말에서는 어두운 종유동굴에 숨어 있을 것 같은 호기심이 느껴진다 화재 현장을 찾은 구경꾼들이 '호기심에 왔다'는 자각을 하지 못하고 '이렇게 지켜보는 데 사회적 의의가 있다'고 정당화하는 꼴불견과 같다



사실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불쾌감을 주는 경우는 많다 '지난번 만났을 때보다 2킬로그램쯤 뚱뚱해진 것 같네요.' '당신은 그다지 노래를 잘하지 못하는 것 같군요.' '이 일의 마감 시한은 사흘 전 아니었습니까?'등은 순수하게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라 해도, 상대방이 즐거워할 질문은 아니다



부모니까 아이에 대해서는 안다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단언하는 부모는 조심해야 한다

로렌초의 아버지가 가르쳐준 것 중 하
나다
“무조건 안다고 단언하는 것은 정색하고 모른다고 얘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지 그 말에는 자신에 대한 의심의 여지가 없어”



“사람의 무의식은 세상의 사건이나 분위기 같은 것에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나 만화가 화가나 음악가가 만들어낸
작품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가까운 미래의 모습을 담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건 인간의 무의식이 어떤 사회의 사정에 영향을 받는다는 증거입니다”



“꿈은 무의식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 무의식의 이야기를 눈 뜬 상태에서 완벽하게 설명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 왜
냐하면 무의식을 잡으려고 하는 시점에서 의식은 ‘무’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