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일기를 에세이로 만드는 법 (2020)

uragawa 2022. 1. 25. 20:32

일기는 의식의 흐름대로 쓴 글입니다. 형식이 없잖아요. 일기는 정말 내 마음대로 쓰는 글이니까,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짜증 나고 우울한 감정을 시간 순서대로 쭉 쓴 거예요. 한 단어, 한 줄로 끝나도 누가 뭐라고 하나요?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에세이는 좀 다르죠. 내가 느낀 감정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야 해요. 문장과 문장 사이에 맥락도 있어야 하고 그 에피소드를 있는 그대로 쓰는 것에서 마무리 짓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마무리 지으면 일기가 되겠죠?) 내가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가, 즉 왜 화가 났는지 왜 감동적이었는지를 ‘깨닫는 과정’을 한 번 더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공감을 해요.

 

 

 

써보지 않으면 알 길이 없는 게 바로 글쓰기입니다. 에세이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진입 단계에서 ‘관찰’을 가장 앞에 둔 이유는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스크랩한 기사들을 소재로 산문을 쓴 책 『더 스크랩』 서문에서 그는 자신이 스크랩한 기사들은 대부분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라 읽고 난 뒤 시야가 넓어지거나 인간성이 좋아지지 않으니 대충 읽어도 된다고 말합니다. 하루키의 소설만큼이나 에세이를 좋아하는 저는 그의 글에 녹아 있는 저런 분위기가 좋아요. 후루룩 읽고 끝나도 된다는 느낌. 그럼에도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지는 건 그의 글에서 오는 시크한 기운 같은 걸 계속 받고 싶어서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흔히 별거 없는 하루라며 커다란 에피소드가 없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말하는데요.

 

 

 

에세이는 보통 A4 1장에서 2장 분량의 꼭지들을 40~50개 정도 묶어서 책으로 냅니다. 개수가 많죠. 그러다 보니 한 편 한 편에 너무 공을 들이고 엄청 잘 쓰려고 하면 앞으로 쭉쭉 나아가기가 힘들어요. 여러분, 처음 시작은 일단 가볍게 쓰는 거예요. 흔히들 술술술 쓴다고 이야기하죠? 좀 엉성하면 어때요? 처음엔 쓴다는 행위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게 좋습니다.

 

 

 

글의 주제를 쓰기 위해서 자신이 겪은 일을 쓰는 것으로 시작해보세요. 여러 차례 말하지만 사소한 일이어도 상관없습니다.

 

 

 

글의 주제를 깊이 고민하다 보면 쓰기를 망설이게 됩니다. 잘 쓰고 싶어지거든요. 일단 빈 문서를 열고 뭐라도 치세요. 이때 앞에서도 말했듯 일상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쓰는 연습을 하세요. 거기서 찾아지는 의미, 나의 생각이 주제가 됩니다. 제가 자꾸 에피소드를 메모하고 쓰라는 이유는 독자에게 생생한 공감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구구절절하게 내 이야기를 풀어쓰지 않고, 좀 더 심플하고 매력적인 글쓰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A 이 질문에 답이 될 만한 글을 알고 있습니다.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죠. 많은 분들이 그의 소설만큼이나 에세이를 즐겨 읽습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중 아무거나 골라서 아무 페이지나 펼쳐봐도 심플하고 매력적인 글이 보일 거예요.

 

 

 

통 필사도 꾸준히 하면 자기만의 스타일이 반드시 나와요. 시간을 들이세요. 단기간에 되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단기간에 된다 하더라도 그런 건 금방 잊혀요. 차곡차곡 벽돌 쌓는단 생각으로 써보세요.

 

 

 

저는 책 구입의 50퍼센트 이상은 책에서 언급한 책을 사요.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어서 아직 못 읽은 책이 많아도 또 삽니다.

 

 

 

중요한 건 타인을 소재로 한 사건이 주가 되는 것보다 그 사건을 보는 나, 즉 나의 관찰과 해석이 글의 핵심이면 돼요. 타인의 주장이나 행동은 객관적인 부분만 써주고 나머지는 그로 인한 나의 생각을 써주면 크게 문제될 게 없겠죠. 이후의 문제는 독자들 판단에 맡기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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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 끼적임이 울림이 되는 차이(2020)




리디셀렉트에서 대여한 전자책

 

 

 

삼체 2부 읽다가 집중이 잘 안 되는 바람에 기분전환으로 읽기 시작한 건데,

저자가 29cm 카피라이터 출신이신 분 인줄 모르고 대여했다.


하루키 언급이 나와서

'나랑 취향 더럽게 안 맞네 ㅋㅋ' 책 덮으려다가 계속 읽는데,

또 하루키 언급 나오는 부분 있어서 짜증 났어 ㅋㅋㅋㅋ

킬링타임용으로는 좋았다.

 

 

 

1. 일단 쓰기 시작하기

2. 꾸준히 시간 들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