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부살인업자는 상상해선 안 돼. 표적에게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지. 혹은 이 사람이 죽으면 곤란한 사람이 있겠지 같은 걸 상상해선 안 된다고. 반대로 표적이 아무리 못된 인간이라도 이런 녀석은 죽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선 안 돼. 상상은 감정이입과 이어지지. 인간은 감정이 들어간 상대에게는 냉정해질 수 없어. 즉 줄일 수 없다는 말이지.”
- 검은 물통의 여자
“너 말이야, 청부살인업자가 왜 존재한다고 생각해?”
“왜 존재하느냐고?”
“사람 생명이 소중하기 때문이야.”
나는 딱 잘라 말했다.
“사람 생명이 소중하기 때문에 쉽게 빼앗을 수 없어. 그렇기 때문에 청부살인업자라는 존재가 필요한 거지. 쉽게 빼앗을 수 없는 생명을 대신 빼앗아주는 전문직의 존재 의의 말이야. 하지만 테러 사건이 빈발한다면 어떨 것 같아? 사람의 죽음이 일상다반사일 거야. 생명이 가벼워지지. 생명이 가벼워진다는 것은 그런 의미지. 그렇게 되면 우린 끝이야. 나는 내 생활을 위해 경찰에 신고한 거야. 그것뿐이야.”
- 종이기저귀를 사는 남자
의학 실험 가운데 이중맹검법이라는 실험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신약 효과를 확인할 때 한쪽 그룹에 신약을, 다른 한쪽 그룹에는 보기에만 똑같은 위약을 준다. 두 그룹에서 발생하는 차이를 관찰함으로써 신약에 효과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물론 피험자는 자신이 먹고 있는 약이 어떤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피험자와 접하는 담당자가 대답을 알고 있으면 태도나 말에서 드러날 염려가 있다. 그것이 결과에 영향을 줄 위험이 있다.
그래서 피험자와 접하는 담당자에게도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다. 그럼으로써 안전하고 공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 같은 실험 방법을 이중맹검법이라고 한다. 이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연구 논문을 제대로 된 학술지가 싣는 일은 거의 없다.
- 동반자
“청부살인업자와 사귀고 있던 내가 그 장본인에게 살해당한다. 굉장히 있을 법한 이야기이니까.”
“그런 일은, 없어.”
나는 부정했다. 진심으로.
“나는 유키를 절대 죽이려고 하지 않을 거야.”
유키나가 벌떡 몸을 일으켰다. 정면으로 나를 바라봤다. “정말?”
“응, 정말.”
나도 유키나의 눈을 보고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무엇보다 나는 너와 사귀고 있잖아. 만약 네가 살해되면 경찰이 제일 먼저 의심할 사람이 나야. 의심받으면 곤란해.”
“아니!” 유키나의 목소리가 목에 걸렸다 “그럼……”
“나는 너를 죽이지 않아. 하지만 만약 네가 죽어야 할 필요성이 생기면 취할 방법은 하나 있지.”
나는 연인에게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다른 청부살인 업자를 고용해야지. 650만 엔을 지불하고.”
- 흡혈귀가 노리고 있다
“전에 쓰카와라와는 이야기한 적이 있어. 인간은 원한으로는 청부살인업자를 고용하지 않아. 원한은 직접 자신이 손을 대야 풀리니까. 그럼 어떤 사람이 청부살인업자를 고용해 누군가를 죽이려고 할까. 그 누군가가 살아 있으면 명확하고 구체적인 불이익이 생길 때지.”
-표적은 어느쪽
인간은 때때로 살아 있다는 것 만으로 타인에게 명확하고 구체적인 불이익을 일으킬 때가 있다. 본인에게는 책임이 없거나 반대로 본인에게 원인이 있어도. 그것이 인간사회 섭리다.
-표적이 된 살인청부업자
청부 살인, 하고 있습니다.
殺し屋、やってます(2017)
도서관에서 대여한 전자책.
[검은 물통의 여자]
음...
단편집은 첫 에피소드가 제일 재미있어야 되는데 그냥 그러네???
타깃이 왜 죽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고
본인의 일에 집중함ㅋㅋㅋ
[종이기저귀를 사는 남자]
타깃이 평범하면 안 된다는 콘셉에 묶여
어쩔 수 없이 나온듯한 종이기저귀.
[동반자]
이건 좀 재미있었고,
딸이랑 아버지가 타깃인 거 ㅋ
중개인이 치과의사인 점도 재미있다.
신원을 확인을 위해
건강보험증을 확인하는 곳이 병원이라니 자연스럽잖아?
[우유부단한 의뢰인]
음... 언제 끝나나 좀 지루했던 에피소드.
[흡혈귀가 노리고 있다]
나는 죽어야 하는 본인이
청부살인의 의뢰자라고 생각했는데...
동인지나 코스프레 설명도 해야 하니
살인청부업을 하고 있지만 평범하게 살고 있어서
여자 친구도 있는데 만화가라고요. 뭐 그런 이야기를 넣고 싶었던 것 같음. ㅋ
[표적은 어느 쪽?]
이름이 같은 두 여자.
중간에 쉬는 부분이 있으면 좀 쉬려고 했는데
쉴 틈이 없어서 계속 읽으니 이야기가 끝나버렸어.
[표적이 된 살인청부업자]
ㅋㅋ 이건 좀 재미있었다.
결말이 나오기도 전에
의뢰자 누구인지 너무 알아버려서 싱겁긴 했는데
출퇴근 킬링타임용으로 아주 적절했어